요동치는 간편결제시장...춘추전국시대 승자는 과연 누구?

박응식 기자 승인 2020.02.21 22:01 | 최종 수정 2020.03.25 14:29 의견 0
 

[디지털머니=박응식 기자] 최근 지급수단의 모바일화로 온라인 쇼핑 이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국내외 구분 없이 간편결제 서비스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IT, 유통을 넘어 금융권까지 가세한 간편결제 시장에 자동차 회사까지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판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결제액 기준 국내 간편결제 시장 규모는 2016년 11조7810억원에서 2018년 80조1453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 일 평균 간편결제액은 12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모바일을 통한 간편송금·결제 일평균 이용건수는 2016년 100만건에서 2018년 480만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간편결제는 2016년 이후 총 43개사, 약 50종의 서비스가 시장에 출현했다. 전통금융사에는 재앙이나 다를 바 없다.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와 유통, 제조사까지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며 플랫폼 선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케이페이, 유비페이, 페이코 등 ICT 주도 서비스는 물론 스마일페이, SSG페이, L페이, 삼성페이, LG페이, 로켓페이에 이르기까지 이종사업자간 모바일 결제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정부에서 주도하는 제로페이도 선보이고 있다.

  KB금융, ‘KB페이’ 만든다...간편결제시장에 전통 금융사 첫 진출 

KB금융그룹이 간편결제 플랫폼 'KB페이'(가칭)를 만든다. 전통 금융사로서 최초로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간편결제 시장에 첫 진출을 하는 사례가 된다.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간편결제 플랫폼 ‘KB페이’를 전 계열사를 아울러 구축 작업 절차에 착수했다. 국민카드는 최근 KB페이 입찰 제안공고를 내고 시스템통합(SI)사업자 등 협력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조만간 결제 및 금융거래 정보를 암호화하는 이른바 ‘토큰화’ 개발 사업자 선정도 이뤄질 예정이다

 

KB페이는 카드 결제뿐만 아니라 QR,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다양한 형태의 결제 수단을 모두 지원한다. 특히 KB 자체적으로 토큰을 상용화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결제가 가능한 간편결제 시스템을 만들어 ‘국경 없는 크로스보더 결제 1호’를 전통 금융사 주도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가졌다.

중장기로는 핀테크나 지불결제 사업자가 KB페이를 통해 간편결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시스템을 오픈할 계획이다. 은행권처럼 오픈뱅킹 형태로 다양한 사업자에게 시스템을 연동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국민카드가 전통 금융사로서 선두로 간편결제시장에 진출을 준비하게 되면서, 첨단 기술의 발달과 사회 변화로 인해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페이의 진화...'카페이(Car pay)' 등장

카드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현대차그룹이 독자 개발한 차량 내 간편결제 시스템(ICPS·In Car Payment System) 플랫폼, 이른바 '카페이(Car pay)'의 가맹점을 맥도날드·버거킹 등 DT 매장을 보유한 패스트푸드 체인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카페이는 지난 1월 출시된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에 탑재되면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외부 결제 플랫폼을 사용해 스마트폰 간편결제와 큰 차이가 없었던 해외 서비스와 달리 차량 안에 직접 신용카드 정보를 등록해 가맹점에서 바로 결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완전체’ 카페이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현대카드 외에도 신한·삼성·하나·비씨·롯데카드 등 총 6개 카드사의 신용카드를 최대 5장 등록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삼성페이 등 핀테크·빅테크의 페이 서비스가 결제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따라오기 힘든 카페이 플랫폼으로 간편결제 경쟁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어느 점포에 우선 적용할지, 언제부터 적용이 가능할지 등을 포함해 제반 사항을 협의하고 있다”며 “패스트푸드 체인 외에도 카페·베이커리 등 DT 매장이 있는 다른 분야 가맹점으로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제로페이(Zeropay) 돌풍… 누적결제 1000억 돌파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던 제로페이가 간편결제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출시 이후 14개월만에 누적 결제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최근 5개월 사이 누적 결제액이 절반을 넘어서 가속력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은 지난 19일 기준으로 제로페이 누적 결제액이 1000억원을 넘어선 1003억5484만원을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2018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2개월만이다. 제로페이는 은행앱과 간편결제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직불 결제 수단이다.

 

제로페이 성공 비결에는 우선 30%의 소득공제 혜택이다. 현금영수증과 달리 별도로 영수증을 발급받을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사용자가 이용하는 은행 및 간편결제(페이) 앱 내의 제로페이 바코드 혹은 QR코드를 스캔해 결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은 제로페이 사용 가능 앱과 가맹점 수 확대에 총력을 쏟았다. 그 결과 2019년 1월 대비 2019년 12월 결제 건수는 1만5915건에서 43만2808건으로 약 27배 증가했고, 결제액은 2억8000여만원에서 142억원으로 50배 가량 증가했다.

티머니, 교통카드 넘어 '간편결제 플랫폼' 진화

대표적 교통카드 업체인 티머니는 금융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티머니는 올 상반기 간편결제 ‘티머니페이’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부터 베타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티머니페이는 근접무선통신(NFC)과 QR코드 기반 결제 방식을 이용한다.

티머니는 2003년 원활한 대중교통 간 환승을 위해 만들어졌다. 설립 당시 교통카드 등 모빌리티에 한정됐던 사업 영역은 이제 모바일 결제로까지 확장됐다.

 

NFC 결제 방식은 티머니페이의 차별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티머니 가맹점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티머니 결제 가맹점은 편의점, 마트, 카페, 패스트푸드 전문점, 베이커리 등 전국 10만여 개에 달한다. NFC 결제를 위한 전용 단말기는 가맹점에 비치돼 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가 없어도 티머니 교통카드, 모바일 티머니 앱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간편결제 업체는 NFC 결제를 지원하지 않는다. 삼성페이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결제 방식을 활용한다. 두 방식 모두 휴대폰을 가까이 대서 결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MST 방식은 기존 마그네틱 카드 결제를 자기장으로 구현한 기술이어서 일반 결제 단말기(POS)에서도 결제가 가능하다. 티머니 관계자는 “전국 가맹점에 NFC 결제망을 갖춘 만큼 티머니페이가 정식 출시되면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페이, 온라인으로 영토 확장

삼성페이는 온라인으로 영토를 확장한다. 삼성SDS가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 1위 플랫폼인 삼성페이의 운영·관리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삼성전자와 삼성SDS 협력이 가시화되면 삼성페이를 통해 온라인 쇼핑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오픈뱅킹 이용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오프라인결제 시장은 삼성페이가 시장을 석권했다. 마그네틱(MST) 기반 범용성 확보로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5명 가운데 1명은 삼성페이를 쓴다. 여세를 몰아 삼성SDS가 중심이 돼 온라인결제 인프라를 확대한다. 이미 하드웨어를 보유한 삼성전자의 소비자 경험을 온라인 시장으로 이식하는 것이다.

삼성페이가 온라인결제 시장에 뛰어들면 파급력은 막강하다. 이미 삼성전자 자체 몰에 온라인결제를 적용했고, 최근 중소형 온라인 사업자와 가맹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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