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커머스] '실제후기·입소문'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알짜 콘텐츠'

박응식 기자 승인 2020.01.08 09:33 | 최종 수정 2020.11.16 09:35 의견 0

[디지털머니=박응식 기자] 온라인·모바일 유통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반의 '미디어 커머스'가 향후 유통 시장을 선도할 핵심 경쟁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디어 커머스란 미디어(Media)와 상업을 뜻하는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로, 미디어 콘텐츠를 활용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의 전자상거래를 말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디어 콘텐츠와 정보기술(IT) 기반의 커머스 서비스를 융합한 신개념 전자상거래 비즈니스모델이다.

이는 유튜브ㆍ인스타그램ㆍ페이스북 등에서 '실제후기'나 '입소문' 콘텐츠를 활용해 소비자의 수요에 맞는 상품을 짧고 재밌는 영상으로 마케팅하는 방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미디어 커머스는 소비자의 몰입도와 재미를 극대화한 콘텐츠다. 최근 소비자의 궁극적인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상품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미디어 커머스 전문 기업까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마약베개’로 큰 성공을 거둔 후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블랭크코퍼레이션과 ‘발바닥 패치’, ‘다리 붓기 패치’로 유명한 ‘더마릴렉스 힐링패치’로 설립 1여 년 만에 총 누적 매출액 200억원을 달성한 뮈젤 등이 대표적이다.

■ 미디어커머스 시장의 기린아, 블랭크

미디어 커머스 기업은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생소했다. 하지만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유명인을 앞세운 TV 이미지 광고보다는 실제로 눈에 보이는 사례나 후기를 활용한 소비자 접점 마케팅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미디어 커머스 선두 기업인 블랭크코퍼레이션(이하 블랭크)은 2016년 51억원 매출을 기록한 후 지난해 1272억원 매출을 올리며 매년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디어커머스 선두기업 블랭크코퍼레이션 (자료=블랭크)

지난 2016년 창업한 블랭크는 생활용품이나 힐링제품 등을 국내 제조 기반 중소기업과 손잡고 기획해 페이스북과 같은 SNS에 재미있는 콘텐츠와 함께 올려 판매하고 있다. 젊은층에 유행하는 ‘마약베개’, ‘퓨어썸 샤워기’ 등이 블랭크의 작품이다.

이중 ‘마약베개’와 ‘퓨어썸샤워기’는 2017년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서는 전혀 유통하거나 홍보하지 않고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SNS 채널만을 활용해 출시 이후 100만개 이상의 누적 판매를 기록했다.

한편, 국내 투자은행(IB)업계는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언제 상장할지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의 상장 일정과 기업가치는 후발 업체의 기업가치와 투자 규모, 기업 공개(IPO) 일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남대광 블랭크코퍼레이션 대표(사진)의 지분율(75.80%)이 여전히 너무 높기 때문에 블록딜로 구주를 매각하거나 프리IPO를 하는 수순을 거쳐 IPO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발바닥 패치로 대박 낸 '뮈젤'

광고의 흥행과 제품의 성공이 꼭 비례하지 않지만, 미디어커머스 기업의 마케팅은 인기와 동시에 제품 판매량에도 바로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더 효과적이고 사실적인 콘텐츠를 생산하고 효과적인 광고비 지출을 위해 노력한다.

뮈젤의 주력 상품 힐링패치의 경우가 바로 마케팅 성공이 실제 판매로 이어진 사례다.

비디오 커머스 스타트업 뮈젤 ‘메디테라피 더마릴렉스 힐링패치’ 제품 (자료=뮈젤)

뮈젤은 힐링패치 출시 당시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 힐링패치 사용 전후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패치에서 땀과 노폐물이 배출되는 과정부터 사용 후 다리 피로가 풀리는 과정을 일종의 ‘체험기’ 형태로 담아냈다.

해당 영상은 4000만 이상의 동영상 조회 수를 기록했고, 1만여 개 이상의 SNS 해시태그()가 달리는 등 그대로 판매로 이어져 지난해에만 100억 원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업계에서는 미디어 커머스 기업들이 단순히 좋은 제품을 소싱(Sourcing)해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직접 기획에서부터 제작하는 단계로 넘어간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주문을 받고 제조사에 직접 생산을 요청하던 과거와 달리 SNS를 활용해 고객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통 기반이 마련돼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제품을 직접 제조하고 판매한다.

단순히 눈에 띄는 콘텐츠 마케팅으로 자리 잡는다면 결국 하나의 유행에 지나지 않지만 제품의 완성도까지 이어진다면 하나의 커머스 형태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미디어 커머스를 넘어 다양한 플랫폼과 채널을 기반으로 D2C(Direct To Consumer·소비자 직접 판매) 이커머스 기업으로서 유통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모든 제품을 직접 제조 판매해 중간 유통 과정을 생략하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며, 미디어 커머스의 특장점인 콘텐츠 마케팅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의미다.

■ 판 커지는 미디어커머스 시장...카카오도 참전

카카오커머스가 최근 모바일 생방송 판매 서비스인 '톡딜 라이브'를 새롭게 출시하며 미디어커머스 시장에 본격 뛰어 들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미 쇼핑에 영상을 더한 미디어커머스(비디오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카카오커머스가 오픈마켓이나 홈쇼핑과 차별을 둔 어떠한 쇼핑경험을 제공할지 주목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쇼핑 자회사인 카카오커머스는 지난해 10월말 톡딜 판매 촉진을 위해 '톡딜 라이브'라는 라이브 방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카카오커머스의 톡딜라이브 (자료=카카오)

톡딜은 지난 6월 정식 시작된 카카오톡 쇼핑하기 공동구매 서비스로,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 두 명만 모이면 제품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이용자 참여형 서비스다.

■ 롯데홈쇼핑, '미디어커머스' 1년새 매출 3분의 1 '모바일 수확'

롯데홈쇼핑이 지난해 전체 매출의 3분의 1를 모바일에서 거뒀다. 미디어 커머스로 변화를 꾀한 이후 1년간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1~11월까지 총매출액 중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34.4%로 집계됐다.

2015년 23.2%에 불과했던 모바일 비중은 2017년 31.4%로 급증한 뒤 지난해 32.3%로 전년 수준에 그쳤다. 올해 작년 대비 2.1%포인트 비중이 확대,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높아졌다. 2015~2017년과 비교하면 적지만 전략 방향의 구심점을 '미디어 커머스'로 옮긴 이후의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롯데홈쇼핑은 2018년 새 비전으로 '미디어 커머스'로의 도약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국내를 넘어 글로벌 미디어커머스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디어 커머스는 온라인몰과 모바일앱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미디어콘텐츠와 전자상거래가 결합된 형태다. V로거(Vlogger)나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높아짐에 따라 미디어 커머스가 유통 업계 화두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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