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돈이 되는 시대"...2020년 '데이터 경제' 원년 될까?

- 정부,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서 DNA(데이터, 네트워크,?인공지능) 분야 집중 육성 의지 밝혀
- 경기도, 세계 최초 `지역화폐 데이터 배당시스템` 구축해 데이터 중요성 인식

박응식 기자 승인 2019.12.20 14:05 | 최종 수정 2019.12.20 14:10 의견 0
(출처=한국기업데이터 블로그)

[디지털머니=박응식 기자] 데이터를 돈 주고 산다고? 몇 년 전 만해도 흔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데이터를 유료로 구매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소위 '데이터 경제'라고 부른다.

데이터의 활용이 다른 산업 발전의 촉매역할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의 경제. 산업화 시대의 석탄, 석유와 같은 자연자원과 대등하게 데이터는 21세기 원유로 각광받고 있다. 데이터 경제는 콘텐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산업 등 여러 후방산업을 견인하므로 편리한 데이터 접근 생태계 조성과 오픈 소스 운동과 같은 오픈 데이터 정책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가 내년을 데이터 경제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정부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데이터 경제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민간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데이터3법'이 국회를 통과하기를 바라고 있다.

■ DNA(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확산 방침...‘2020년 경제정책방향’ 

정부가 내년 데이터 경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5G 관련 투자를 확대한다. 인공지능(AI) 관련 규제를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고 투자펀드를 신규 조성해 산업 기반을 닦는다.

기획재정부는 19일 규제완화와 투자지원, 인재육성을 통해 DNA(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 개정과 연계해 데이터 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한다. 4차 산업혁명의 원유로 불리는 데이터를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추고, 공공데이터를 개방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금융 데이터 거래소를 구축하고 신용정보원 금융빅데이터를 개방한다.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을 위한 데이터 중심병원을 5개 지정하고 유전체·임상정보를 쌓는다.

세종과 부산 등 모빌리티·에너지·환경 시범도시에서 생산되는 정보를 AI 데이터허브에 모으고 경기융합기술원의 자율운행데이터와 자동차 제작사의 차량데이터를 IT스타트업에 개방한다.

특히 의료 데이터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의료데이터 활용지원센터를 설립한다. 의료데이터 보호기술 개발 R&D(연구개발) 지원도 올해 37억원에서 내년 80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린다.

국세정보 등 공공데이터를 대학과 공공기관, 연구기관에 제공하고 가명정보의 안전한 활용을 위한 법체계를 정비한다. 개인정보 비식별화 기술을 개발하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신설해 거버넌스 체계를 정비한다.

■ 경기도, 세계 최초 `지역화폐 데이터 배당시스템` 구축

경기도가 세계 최초로 지역화폐 데이터거래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도민들에게 지역화폐로 환원하는 데이터 배당시스템을 구축, 내년부터 배당을 시작한다.

개인정보를 제거한 통계성 데이터를 연구소 학교 기업 등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기관에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도민들에게 환원하는 데이터 선순환 체계를 만들어 '데이터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화폐 '데이터 배당 시스템’ 서비스 구조도 (경기도 제공)

경기도는 "최근 한국기업데이터, 지역화폐데이터, 경기신용보증데이터 등 플랫폼 참여기관 대표 등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제2차 경기도지역경제 빅데이터 플랫폼 협의회'에서 내년 1월부터 데이터 배당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데이터 배당 시스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으로 선정된 이후 도와 12개 참여기관들이 협업을 통해 구축했다. 참여기관은 코나아이, 아임클라우드,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등이다.

이 시스템의 구조를 살펴보면, 우선 도민들이 사용한 지역화폐 데이터를 플랫폼을 통해 비식별 정보로 가공 분석한 뒤 데이터가 필요한 연구소, 학교, 기업 등에 판매한다. 이후 발생한 수익금의 일부는 지역화폐시스템을 통해 지역화폐를 직접 사용한 도민들에게 배당한다. 한 마디로 경기도내 지역화폐 시스템에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발생한 수익금을 지역화폐 사용자들에게 지역화폐로 배당하는 구조다.

임문영 도 미래성장정책관은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면서 데이터를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 세계 국가 및 기업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축적된 다양한 데이터들을 융합해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혁신을 위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4차혁명의 핵심은 데이터…유통 비즈니스 모델 나와야" 

4차산업혁명의 핵심인 데이터를 유통하는 채널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루빨리 데이터 유통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데이터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삼구 더블체인 대표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페스티벌2020'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전삼구 더블체인 대표가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페스티벌2020'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전 대표는 21세기 권력 핵심이자 4차산업혁명의 핵심을 데이터라고 바라봤다. 그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은 데이터"라며 "이제는 금융 자본주의에서 데이터 자본주의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으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공급하는 사람이 돈을 버는 세상"이라고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이미 페이스북, 구글, 우버와 같은 기업이 나오고 있고, 이제는 정보경제 혁명을 넘어 데이터 경제로 진입하고 있는 단계"라며 "데이터 경제에서는 개인이 실시간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해 데이터 거래를 통한 수익 배분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2025년이 되면 데이터가 175제타바이트가 생성되고, 이 중 49%가 클라우드에 올라가며 30%가 실시간 거래될 것"이라며 "모든 유형의 데이터가 새로운 가치를 생성하는 신흥 경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터 경제에서는 새로운 데이터 산업 모델이 생기고, 새로운 직업 패러다임과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 대표는 현재 데이터 경쟁력 부분에 있어서 미국이 가장 앞서가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미국은 데이터 규제가 많이 풀려 개인정보 활용이 비교적 용이하다"며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 브로커 시장이 형성돼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의 데이터 경제 저해요소 중 하나가 공급자와 수요자 측 모두 데이터 유통 채널이 부재한 것"이라며 "융복합된 새로운 데이터를 유통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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