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본격 시행되는오픈뱅킹 앞두고 은행들 무한경쟁 돌입

- 80여개 핀테크 기업도 오픈뱅킹 본격 시행시 경쟁 가세

박응식 기자 승인 2019.12.03 11:00 의견 0

오는 18일 ‘오픈뱅킹’의 전면 시행을 앞두고 은행들이 고객 유치를 위한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고도화하고, 정기 예·적금 금리 우대와 계좌 이체 수수료 면제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고객들을 확보하는 유인책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오픈뱅킹은 핀테크 및 은행들이 표준 방식(API)으로 모든 은행의 자금 이체·조회 기능을 자체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즉 은행이 보유한 결제 기능 및 고객 데이터를 오픈 API방식으로 제3자에게 공개하는 것을 통칭한다.

현재 논의된 API는 6개다. 출금 이체·입금 이체·잔액 조회·거래 내역 조회·계좌 실명 조회·송금인 정보 등이며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통과하면 '마이데이터(개인종합 자산관리 서비스)'와 연계성을 강화해 데이터 분야 기능으로 확장도 논의되고 있다.

■ 오픈뱅킹 한달 만에 239만명 가입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오픈뱅킹 시범 서비스 한달(10월30일~11월28일)간 239만명이 서비스에 가입해 총 551만 계좌를 등록했다. 1인당 2.3개 수준으로 서비스 이용이 활발한 셈이다.

같은 기간 서비스 총 이용건수는 4964만건(일평균 165만건)으로, 잔액조회(3972만건)와 출금이체(116만건) 서비스 이용건수가 많았다.

지난 10월 30일부터 10개 은행(신한은행·KB국민은행·우리은행·KEB하나은행·IBK기업은행·NH농협은행·BNK부산은행·BNK경남은행·전북은행·제주은행)에 이어 광주은행과 대구은행이 참가하면서 12개 은행이 오픈뱅킹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18일부터는 핀테크 기업까지 오픈뱅킹 서비스 경쟁에 뛰어든다. 핀테크 151개사가 오픈뱅킹 시스템 이용 신청을 했으며, 이중 123곳이 금융결제원의 이용 적합성 승인을 받았다. 이용 적합성 승인을 받은 123개 중 88개 핀테크사가 현재 금융보안원의 보안 점검성을 받고 있다.

본격 출시를 앞두고 금융당국은 시범 서비스 기간 드러난 문제에 대해 개선에도 나선다. 오는 7일부터 출금 이체 시 출금 은행도 최종 수취 계좌를 확인할 수 잇도록 수취 계좌 확인 시스템이 구축되고, 이상거래탐지(FDS) 시스템도 고도화된다. 이달 13일에는 보안 대응 모의훈련도 실시된다.

■ 고객 확보 총력전 돌입한 은행들

오픈뱅킹의 전면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현재까지는 이체·조회 등 지급결제 위주로 허용되고 있지만, 자금모으기·환전·송금 등의 영역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오픈뱅킹을 통해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인 신한 쏠 페이(SOL Pay)의 연동 범위를 타행 계좌 및 선불 서비스 등으로 확대하려고 준비 중이다. 고객이 쏠 페이로 결제했을 때 신한은행 계좌에 잔액이 부족할 경우 오픈뱅킹으로 연결된 타행 계좌 등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일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근 쏠 페이 서비스 이용 약관 중 '계좌 기반'에 대한 정의를 '회원이 은행에 개설한 계좌'에서 '회원 명의로 개설된 국내 금융기관 또는 전자결제사업자의 충전식 전자지갑의 잔액'으로 변경했다.

사진 제공=NH농협은행

NH농협은행은 최근 모바일 플랫폼 ‘올원뱅크’를 전면 개편하고 계좌이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출금, 환전 등의 거래를 할 때 잔액이 부족한 경우 본인의 다른 농협은행 계좌나 타행 계좌에서 잔액을 충전할 수 있는 ‘잔액 채우기’ 서비스를 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오픈뱅킹 서비스에 '집금 기능'(자금 모으기)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등록된 다수의 다른 은행 계좌에서 당행 계좌로 자금을 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KEB하나은행의 오픈뱅킹 이용약관은 '이체'와 '조회' 서비스 등에 한정됐으며 시범 기간 간 서비스가 제공 중이다.

KB국민은행은 계좌 정보와 카드 지출 정보를 통합해 정리된 자산 지출 재무현황을 볼 수 있는 'KB마이머니' 서비스와 오픈뱅킹을 향후 연계할 계획이다. 또한 NH농협은행은 모바일 앱 '올원뱅크'를 통해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때 거래 시 잔액이 부족한 경우 본인의 당·타행 은행 계좌에서 잔액을 충전할 수 있는 '잔액 채우기' 기능을 추가하는 개편 작업을 진행했다.

사진 제공=IBK기업은행

고객 유치 이벤트도 한창이다. IBK기업은행은 오는 17일까지 ‘내 돈 찾고, 선물 더블로 받아’ 이벤트를 진행한다. IBK오픈뱅킹 서비스에 처음 가입하거나 IBK오픈뱅킹으로 다른 은행 계좌에서 기업은행 계좌로 이체 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삼성 갤럭시 폴드 등 경품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오는 15일까지 ‘원(Won)뱅킹으로 세상 편하게 살자!’ 이벤트를 열고, 타 은행 입출금 계좌를 ‘우리WON뱅킹’ 오픈뱅킹에 등록한 고객에게 GS 쿠폰을 준다.

은행권 관계자는 "오픈뱅킹은 다른 은행의 고객을 유치해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거나 반대로 고객을 빼앗길 수 있는 위기가 될 것"이라며 "핀테크 기업까지 가세할 경우 은행권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지방은행들, "경쟁에 뒤쳐질수 없다"

‘오픈뱅킹’을 앞두고 지방은행도 고객 확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시중은행과 격차를 좁히기 위해 디지털뱅킹 강화와 각종 혜택 제공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 제공=DGB대구은행

대구은행은 4년 만에 전면 개편한 모바일 앱 ‘IM뱅크’로 지난달 29일 오픈뱅킹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IM뱅크는 간편 비밀번호와 지문, 얼굴식별 등 다양한 ‘퀵 인증’과 매번 로그인이 필요없는 ‘자동 로그인’ 등으로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부산은행은 지난달 말 최고 연 1.90%의 고금리 특판 정기예금을 내놨다. 타행계좌 등록 후 부산은행 모바일뱅킹의 ‘BNK e-스마트정기예금’과 썸뱅크의 ‘MySUM정기예금S’ 상품 가입 시 출금계좌를 타행으로 선택하면 된다. 이들 상품의 금리는 최근 출시된 은행권 특판예금 가운데 가장 높다. 또 이달 말까지 모바일뱅킹과 썸뱅크에서 타행계좌 등록 후 이체하면 타행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준다.

광주은행도 각종 조회나 이체 때 이용수수료를 면제해준다. 타행 은행에서 당행으로 이체하면 수수료가 없다. 다른 은행에서 다른 은행으로 이체하면 수수료 500원이 발생하지만 내년 1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해준다.

전북은행은 타행계좌 등록과 예적금 가입, 세금, 공과금 자동이체 신청 등 미션 달성 횟수에 따라 경품 응모권을 부여한다. 응모권 추첨을 통해 갤럭시 폴드와 다이슨 드라이기, 에어팟 등 경품을 제공한다. 경남은행도 오는 17일까지 오픈뱅킹 신규가입자에게 현금 등 경품을 준다.

지방은행의 한 관계자는 “오픈뱅킹은 고객을 더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이를 위한 마케팅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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