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Pay) 전성시대'...연말 100조원 예상되는 간편결제 시장 폭발적 성장세

박응식 기자 승인 2019.11.13 16:12 의견 0
 

[디지털머니=박응식 기자] 그야말로 ‘페이(Pay) 전성시대’다. 음식점에서 밥을 먹거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모바일 결제창으로 계산한다.

지금까지는 은행이나 카드사가 제공한 결제망을 통해 결제가 가능했다면, 바코드나 QR코드 등 방식을 이용해 은행·저축은행·증권사의 예금된 본인계좌를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이른 바 '간편결제'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간편결제란 신용카드나 계좌번호와 같은 결제정보를 모바일기기나 PC에 미리 등록하고서 간단한 비밀번호 입력이나 지문인식만으로 상품·서비스 구매를 완료할 수 있게 만든 결제방식이다.

■ 간편결제 시장 100조원 넘어선다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는 신용·체크카드 시장을 위협할 정도로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의 전체 이용액은 80조1453억원으로, 간편결제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2016년(26조8808억원)에 비해 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조사 결과 현재 은행, 카드사, 전자금융업자 가운데 총 43개사가 50종의 다양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용 건수 역시 23억8천만건으로 2년 전(8억5천만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전체 가입자 수(중복가입 포함)는 1억7천만명에 이른다.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한 데에는 전자금융업자가 제공하는 페이 서비스가 주도한 영향이 컸다.

이중 이용자가 가장 많은 앱은 ‘삼성페이’다. SK텔레콤이 인수한 디지털 광고기업 인크로스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삼성페이 순 이용자 수는 1081만명이다.

삼성페이는 오프라인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대부분 간편결제가 모바일, PC 등 온라인에서 이뤄지는데 비해 삼성페이는 삼성전자 갤럭시폰에 각종 신용·체크카드를 탑재해 오프라인에서 사용되고 있다.

갤럭시S 시리즈 사용자들이 삼성전용 앱스토어에서 삼성페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설치한 뒤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신용·체크카드들을 이 앱에 등록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플라스틱카드 없이도 카드사와 제휴된 전국 어느 가맹점에서나 기존 카드결재와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각종 멤버십카드를 등록해 포인트 적립·사용도 가능하다.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도 지난 6월 네이버페이가 오프라인 QR코드 결제 기능을 일본에서 처음 시작했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이 운영하는 '라인페이'의 가맹점을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도 7월 일본 지역 중에서도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결제 서비스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현재 인근 지역 상점과 지속해서 가맹 협의를 도출하고 있으며, 향후 일본 전역으로 사용처를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달 말부터는 마카오 간편결제 시장에도 진출했다. 한국인들이 주로 방문하는 주요 관광지 인근 매장에서 카카오페이머니를 통해 현지 통화뿐만 아니라 원화 기준으로 결제 금액을 제시할 수 있게 했다.

■ 금융권 전반에 확산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은행권의 경우 지난 2017년부터 유통업계와 제휴 형식을 확대하며 간편결제 시장을 키워왔다.

국민은행이 운영 중인 ‘리브뱅크페이’는 11번가·티몬·신세계·신라면세점 등과 제휴해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지원한다. 또한 세븐일레븐·이마트24과 함께 제로페이서비스 시행으로, 오프라인 바코드 결제 방식의 활용도 및 편의성이 더욱 확대된 상태다.

하나금융그룹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GLN(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현재 14개국 57개사가 참여한 상태다. 국내에선 신라·신계계면세점 등이 참여했으며, 지난 6월 SSG페이와 업무제휴를 맺었다. 또한 올해 안에 일본·홍콩·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GLN회원사와 결제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우리간편결제서비스·우리꿀페이·우리페이 등 서비스를 제공하며, 신한은행도 전자결제 ‘쏠페이’ 활용한 온·온프라인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6월 텐센트와 손잡고 8월부터 국내에서 ‘위챗페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9월에는 NHN페이코와 제휴해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모바일 간편결제 및 송금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저축은행 역시 결제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모바일 뱅킹앱 ‘웰뱅’을 통해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에서 결제할 수 있는 바코드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핀테크업체인 토스와 페이코가 함께하는 업무제휴를 맺고,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 밖에도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지난 5일 간편 결제·송금사업자인 토스·카카오페이·페이코 등 3개사와 업무제휴를 맺어, 67개 회원사에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기존 카드사 역시 결제 시장 변화에 다양한 전략을 세워나가고 있다.

지난해 8월 삼성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들은 200억원을 공동 투자해 개발한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반 결제서비스 ‘저스터치’를 선보였다. 서비스 개시 당시 CU·GS25·이마트24 등 전국 3만3000여곳 가맹점과 제휴를 맺었다. 이후 미니스톱(2500여곳)과 롯데리아·엔제리너스 등을 운영 중인 롯데GRS(2100곳)에서도 이용 가능하게 MOU를 맺었다.

또한 올해 초 롯데카드·신한카드·비씨카드 등도 카드사 공통 QR페이를 추진해 상용화했다. 이후 후발 주자로 KB국민카드·현대카드·삼성카드 등도 QR페이를 선보인 상태다.

 

■ 페이스북도 간편 결제 시장 진출.. '페이스북 페이' 출시

12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날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스북 페이’를 출시했다.

페이스북 이용자는 페이스북페이로 상품을 구매하거나 지인들에게 송금을 편하게 할 수 있다. 다만 이 서비스는 페이스북이 내년에 시작할 리브라 암호화폐와 별도로 제공되며 미국에서 금주부터 이용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이미 페이스북 메신저 등 일부 개별 앱에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페이스북에서도 물건을 사고 행사 티켓을 구매하거나 개인 간 송금이 가능해졌다. 페이스북은 향후 몇 달 안에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에서도 이 기능을 적용시킬 전망이다. 자사의 모든 앱을 넘나들며 페이스북 페이로 자유롭게 결제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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