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업체들 은행 '습격'해 승승장구...금융의 새 장을 열다
-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 레이니스트의 뱅크샐러드, 카카오뱅크 등 두각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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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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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앱 홍보 이미지. (자료=토스 홈페이지 화면 캡쳐.)
[디지털머니=장원주 기자] # 서울에 사는 대학생 A씨는 “너는 어느 은행을 쓰니?”라는 간단한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머리를 짜낸다. 그는 3개 은행에 6개 활성계좌가 있다. 한 은행은 장학금 지급을 위해 장학기관이 정해줬고 다른 은행은 군복무시 특별 혜택을 줬다. 세 번째는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서 급여통장으로 지정한 은행이다. 이와 별도로 몇몇 휴면계좌와 몇 장인지 알 수도 없는 많은 카드를 가지고 있다. 카드 중 하나는 카드영업사원이 30만원을 쓰면 10만원을 돌려준다고 해 가입한 카드였지만 그는 그것을 딱 한 번 사용했을 뿐이다.
그동안 한국에서 금융서비스의 선택 기준은 인맥 의존도가 높았고 서비스 이용편의성은 낮은편이었다. 한국 성인은 평균 1인당 5.2개의 은행계좌와 3.6개의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다. 온라인 결제를 위해 평균 40번의 클릭과 4번의 비밀번호 입력이 필요하다.
이에 지난 2015년 금융위원회는 금융경쟁력을 강화하고 금융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핀테크 지원정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주요 핀테크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13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핀테크 유니콘 기업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면허 신청 중에 있다.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12억달러(약 1조4200억원)로 추산된다.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앱 사용을 통해 사용자는 계좌, 카드, 대출을 통합 조회 가능하고 금융상품까지 가입 가능하다. 11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은행은 토스를 위협이 아닌 고객 유치비용을 줄이는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고객접점은 토스가 가지고 은행은 공급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이니스트는 2012년 설립된 핀테크기업으로 계좌통합과 자금관리 제공, 이용자의 소비패턴에 따라 상품을 제시하는 데이터 중심의 추천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레이니스트의 뱅크샐러드앱을 통해 가입한 신용카드 고객은 모집인 등을 통해 가입한 고객 대비 매달 3배 이상을 소비하고 3배 가까이 오래 고객으로 유지하고 있다. 가입자 평균 매달 60만원을 소비하고 4개월간 고객을 유지한다.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는 “영화 아이언맨의 AI(인공지능)조수 자비스의 금융자문 버전이 되기를 갈망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핀테크 영역에서 카카오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인의 94%가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보유 중이며 위챗의 위챗페이와 동일하게 앱내 결제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가입자는 2800만명이고 지난해 거래액은 20조원에 달했다. 2017년 2월 앤트파이낸셜은 카카오페이의 지분 40%를 2억달러(약 2390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카카오의 신원근 최고전략책임자는 "카카오페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은 앤트파이낸셜의 포트폴리오와 유사하고 앤트파이낸셜은 카카오톡을 통해 메신저 앱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배울 수 있는 기회” 라고 설명했다.
이에 힘입어 2017년 카카오은행이 출범했고 체크카드에 카카오톡의 이모티콘으로 만들어진 카카오프렌즈를 내세워 고객에게 재미있게 접근하고 있다. 영업개시 13일 만에 200만명 가입자를 확보했고 현재 89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가입자 수가 10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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