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지는 AI스피커...금융서비스부터 독거노인 케어까지

[기획] ①AI 스피커의 진화, 그 끝은 어디인가

홍정민 기자 승인 2019.09.30 17:36 | 최종 수정 2019.09.30 17:42 의견 0

[디지털머니=홍정민 기자] AI(인공지능) 스피커가 진화하고 있다. '듣는 스피커'에서 '보는 스피커' 시대가 열렸다. 지난 2016년 처음 등장한 AI 스피커가 듣는 기능에 머물렀다면, 이젠 소비자가 직접 정보를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형 기기로 발전해 '2세대 AI 스피커'로 불리고 있다.

공중파 뉴스를 AI 스피커로 듣고 디스플레이를 보며 금융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AI 스피커는 일상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이를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왼쪽부터 KT의 ‘기가지니’, SK텔레콤의 ‘누구’, 카카오의 ‘카카오미니’, 네이버의 ‘프렌즈’>

■ 공중파 뉴스, AI 스피커 속에 들어가다

SBS와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등의 방송사가 AI 플랫폼을 가진 SK텔레콤, 삼성전자, 네이버와 함께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인다.

13개의 방송사는 지난 25일 ‘듣는 TV’ 콘셉트의 방송사 연합 오디오 플랫폼 '티팟' 서비스를 공개했다. 뉴스와 교양, 스포츠, 드라마, 예능, 종교 콘텐츠 등 13개 방송사의 인기 TV 프로그램을 라이브와 팟캐스트 다시듣기로 즐길 수 있다. 또 24시간 라이브 뮤직채널 서비스를 비롯한 다양한 오디오 전용 콘텐츠를 지원한다.

이를 시작으로 방송사들은 오디오 시장에 진입해 연내 1000만대의 AI 스피커와 스마트폰, PC, 자동차 등의 기기에 티팟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티팟은 SK텔레콤 ‘누구’, 삼성전자 ‘빅스비’, 네이버 ‘오디오클립’·‘클로바’와 제휴를 맺었다. 티팟은 안드로이드 앱과 누구 스피커,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시작으로 삼성전자 빅스비, 네이버 클로바, 자동차 플랫폼 안드로이드 오토 앱과 SK텔레콤 티맵에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

SBS I&M 관계자는 “현재 제휴를 맺은 방송사의 오디오 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향후 지역 방송사들의 프로야구 라디오 중계 및 경제, 종교, 교육, 라디오 전문 채널 등 오디오 전용 콘텐츠를 폭넓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 AI 스피커에 금융서비스 제공

앞으로는 AI 스피커를 통해 은행에 가지 않고 직접 통장을 개설할 수 있으며 계좌이체 등 다양한 금융거래가 가능한 시대가 열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규제혁신 건의 과제’ 188건 중 150건을 수용했으며 수용한 과제에 대해서는 규제를 완화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금융위는 연내 금융감독원, 금융결제원, 금융보안원 등과 함께 AI 스피커를 활용한 ‘인증·보안 기준’에 대한 합동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도 AI 스피커를 통해 간단한 금융거래 조회 및 결제가 가능하지만 아직 보안·인증 등에 뚜렷한 기준이 없어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라며 “기준이 확실히 정해지면 현금·예약 이체 등 보다 훨씬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SKT의 'ICT 돌봄 서비스'를 받게된 어르신과 현장 관리 매니저의 모습. (자료=SKT)


■ 독거노인, AI 스피커로 정보격차 해소

AI 스피커가 독거 어르신들의 말동무를 넘어 위급한 상황에 빠졌을 때 긴급 SOS 호출로 목숨을 구하는 등 큰 도움을 준 사례가 알려지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SK텔레콤은 '행복한 에코폰'과 함께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두 달간 독거 어르신들이 AI 스피커 ‘누구’를 통해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사용한 패턴을 분석했다.

평소 ICT(정보통신기술) 디바이스와 친밀하지 않은 독거 어르신들이 AI 스피커 사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만았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설치돼 있지 않은 경우에 AI 스피커를 사용한 횟수가 2배 이상 많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 같은 결과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없는 독거 어르신들에게 AI 스피커가 정보와 오락에 대한 욕구를 해소해줘 사용성을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ICT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컴퓨터 자판이나 그래픽 UI(사용자 환경)에 비해 말로 하는 음성 UI를 선호하는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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