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핵심 웨이퍼도 슬슬 바닥..공장 증설 어려운 이유
차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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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9 11:05 | 최종 수정 2021.04.2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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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머니=차연준 기자] 전기차 등 완성차 핵심부품인 반도체 품귀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리콘 웨이퍼 재고도 한계에 임박했다.
일본 닛케이비즈니스는 29일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반도체 주요 재료인 실리콘웨이퍼가 조만간 바닥들 드러낼 우려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웨이퍼 업계는 현재 자동차 수요 증가세라면 오는 2023년 웨이퍼 공급 부족에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이 증산에 나선 상황이지만 세계 2위 웨이퍼 생산업체인 섬코(SUMCO) 등은 정부의 투자 등 현실적 대책이 없으면 공장 증설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기업 대만 TSMC 등이 생산량 증대를 요구하는 라인은 첨단 IT제품 제조에 주로 사용하는 300㎜형 실리콘웨이퍼다. SUMCO 추산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메이커는 2020년 초만 해도 300㎜ 웨이퍼 재고를 1.6개월분 보유하고 있었다. 1년여가 흐른 지난 2월에는 1.3개월분까지 감소했다.
300㎜ 웨이퍼의 수요는 스마트폰 통신규격이 4G에서 5G로 완전히 대체되는 오는 2024년 2020년 대비 30% 정도 더 증가할 전망이다. 웨이퍼 제조업체들이 올해 안에 수요를 따라잡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받지 못할 경우 2023년 300㎜ 웨이퍼의 월 수요 예측치 750만장보다 20%가량 공급이 부족해진다는 게 시장 분석이다.
웨이퍼 업체들은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자사가 출자하는 방식은 대부분의 웨이퍼 업체가 선호하지 않는다. 일단 비용이 만만찮다. SUMCO에 따르면 일본에 웨이퍼 생산공장을 실설하려면 대략 500억엔(약 5100억원) 이상의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 설비 증대 등을 고려하면 총 1000억엔(약 1조200억원)에 이를 수도 있다.
웨이퍼 업체들이 투자 없이 공장 증설도 없다고 버티는 건 뼈아픈 기억 때문이다. 2000년대 초 엄청난 반도체 활황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 공장을 신설한 웨이퍼 업체들은 2008년 리먼 쇼크로 수요가 급감하자 극심한 적자에 허덕였다.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SUMCO가 생산라인 확충에 소극적인 이유가 여기 있다.
한편 현재 전 세계를 뒤덮은 반도체 부족 요인은 여러 가지다. 일단 세계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반도체 품귀현상이 촉발됐다.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등 업체의 4차산업 개발에 따른 수요 급증도 원인의 하나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급증하면서 PC용 반도체 수요 역시 어마어마하게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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