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래 전기자동차 보급 확산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무선충전 기술의 국제표준화를 주도한다. 무선충전은 주차와 동시에 충전이 가능하고 주행중에도 충전이 가능한 차세대 충전방식으로, 세계 각국이 기술개발과 실증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이 국제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원장 이상훈)은 한국이 제안한 정차(停車)중 고출력 무선충전 기술의 국제표준 제정을 위한 국제표준화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카이스트, 현대차, 와이파워원 등 국내 대학 및 기업의 전문가들과 미국, 독일, 스위스, 이스라엘 등 7개국 해외 전문가를 포함한 30여명이 온라인으로 참가했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서는 한국이 제안한 3종, 일본이 제안한 3종 등 6종의 국제표준안에 대한 기술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차중 무선충전 기술은 일본이 3종의 표준안을 제안하면서 국제표준화를 주도해 왔지만, 일본의 표준안은 출력 11kW 이하의 무선충전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어 기술 성장에 한계가 있다. 11kW는 아파트 등에 설치된 완속 유선충전기(7kW)와 유사한 수준의 출력이다.
이에 한국은 지난해 7월 급속충전기 수준의 50kW 이상 고출력 무선충전 기술에 대한 국제표준안을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 제안하며, 혁신 기술의 국제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표준안은 지난해 12월 국제표준 제정의 첫 관문인 신규작업과제(NP, New Proposal) 채택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50kW급 무선충전이 상용화된다면 약 1시간만에 배터리용량의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며, 교차로 등에서 신호대기 중 약 1분간의 충전으로도 약 4~5km를 주행 가능한 전력을 충전할 수 있다.
이날 회의는 신규작업과제(NP) 채택 이후 고출력 무선충전 기술 국제표준 제정을 위해 구성된 프로젝트팀의 첫 번째 기술논의를 위해 열렸다. 회의에서는 무선충전기 핵심 부품인 코일 구조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루어졌다. 한국이 프로젝트팀 의장(카이스트 윤우열 교수)을 맡아 국제표준 제정 절차를 이끌고 있는 만큼, 우리 기술인 타원형 코일 방식이 국제표준에 반영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한국은 전기차 무선충전의 또 다른 혁신 기술인 주행중 충전 분야에서 2종의 국제표준안을 제안하며, 이 분야 국제표준화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오는 7월에도 전기차 무선충전 국제표준화회의를 개최해, 우리가 제안한 주행중 무선충전 기술에 대한 국제표준화 논의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주행중 무선충전은 고정 노선을 순환 운행하는 버스 등에 우선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며, 주행중에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어 전기차 보급 확산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훈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정차중 고출력충전, 주행중충전등의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의 국제표준화를 선도할 수 있게 됐다”면서, “전기차 무선충전 인프라에 대한 자동차 관련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제표준을 선점해 우리 기업의 세계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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