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물, 지각 광물에 갇혀 있어"..기존 이론 뒤집는 연구 발표

김샛별 기자 승인 2021.03.18 08:21 의견 0
화성 궤도선 바이킹호가 촬영한 100여장의 사진으로 합성한 화성 이미지. [자료=NASA JPL]

[디지털머니=김샛별 기자] '붉은 행성'으로 불리는 화성의 물이 지각의 광물에 갇혀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가 지원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초기 화성은 행성 전체를 100~1500m 깊이로 바다를 덮을 수 있는 양의 물을 갖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구 대서양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이다.

앞선 연구들은 이 물들이 화성의 낮은 중력으로 인해 우주로 빠져나간 것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약 30~99%의 물이 지각의 광물에 갖혀 있다고 봤다. 이것만으로는 사라진 물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NASA의 행성 데이터 시스템(PDS)에 보관된 데이터와 여러 화성 탐사 프로그램 임무로 수집한 자료, 지구에 떨어진 운석 분석 등을 통해 액체 상태의 물은 물론 수증기와 얼음 등도 포함한 화성이 가졌던 모든 형태 물의 양 변화와 대기 및 지각의 화학적 구성 등을 연구했다. 특히 수소 대 중수소의 비율을 조사했다.

물 분자(H₂O)는 수소 원자와 산소 원자로 구성돼 있지만 수소 원자가 동일하게 생성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원자핵에 양성자 1개를 가지고 있는 반면 극히 일부(약 0.02%)는 양성자 1개에다 중성자 1개를 더 가진 중수소 형태로 존재한다. 경수소는 중수소보다 가벼워 상층 대기에서 우주로 빠져나가기 쉬운데 높은 중수소 비율로 물이 대기를 빠져나간 흔적을 남긴다.

하지만 화성의 물이 모두 대기를 통해 우주로 빠져나갔다는 가설은 대기에서 측정된 중수소 비율과 화성이 갖고 있던 많은 양의 물을 설명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기를 통한 이탈과 지각의 광물에 잡힌 물이라는 두 가지 조합이 화성 대기의 중수소 비율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암석이 물을 만나면 화학적 풍화작용으로 물을 함유한 점토나 기타 수화 광물을 형성한다. 이런 과정은 지구와 화성 모두 마찬가지다. 지구에서는 지각변동이 활발해 판 경계에서 오래된 지각은 맨틀로 떨어지고 새로운 지각이 형성되면서 화산활동을 통해 물과 기타 분자들이 대기로 분출돼 순환이 이뤄진다. 하지만 지각 활동이 거의 없는 화성에서는 광물에 갇힌 물이 영원히 붙잡혀 있게 되는 것으로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 결과를 지난 16일 개최된 제52차 달·행성 과학회의(LPSC)에서 발표했다. 논문은 같은 날 발행된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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