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잡는 북극 바다 얼음..극지硏·세종대 "수심 200m까지 가라앉는다"

이성주 기자 승인 2021.02.18 08:39 의견 0
북극 해빙 [자료=픽사베이]

[디지털머니=이성주 기자] 북극의 바다 얼음이 탄소화합물 처리에 유용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하천에서 유입된 탄소화합물을 바다 깊은 곳으로 내려보낼 수 있다는 것. 이번 연구는 극지연구소와 세종대학교 공동연구팀이 발표했다.

■ 탄소화화물의 '이동'에 주목하는 이유

탄소화합물이 바다에 실려서 움직이는 것은 지구의 탄소순환 과정 중 하나다. 순환이 비정상적으로 일어나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과학계는 탄소의 이동에 큰 관심을 이어오고 있다.

북극해는 부피가 바다 전체의 약 1%에 불과하지만 육지에서 배출되는 하천수의 10%가 이곳으로 모인다. 연구가 진행된 북극 축치해의 경우 탄소화합물의 30~40%가 하천에서 유래된 것으로 분석됐다.

극지연구소와 세종대학교 등 국내 공동연구팀은 2017년 하천으로부터 유입된 축치해의 유기탄소 화합물이 수심 약 200m까지 내려가는 현상을 확인하고 북극 바다얼음(해빙)의 형성과정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 북극 '해빙'에 의해 바다 속으로 향하는 탄소

바닷물은 얼면서 염분을 내보내고 염분은 얼지 않은 부분으로 모여 밀도를 높인다. 바다 표층에 녹아 있던 탄소화합물은 이 무거워진 물과 섞여서 가라앉게 된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여름에도 녹지 않는 다년빙은 줄고 녹았다가 다시 어는 단년빙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북극 해빙은 탄소를 심해로 옮기는 것 이외에도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빛을 반사해 북극의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플랑크톤의 생태활동이나 바다와 대기간 탄소 교환 과정에도 영향을 준다. 북극 해빙의 변화를 여러 측면에서 연구하는 이유이다.

■ 종합환경과학 논문 발표.."가라앉는 탄소양 늘어날 것"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연구개발과제 '북극해 환경변화 통합관측 및 활용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국제 저명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紙에 2월 게재되었다.

정진영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제 1저자)은 "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층이 녹고 하천수의 유입량이 증가하면서 북극 해빙이 깊은 바다로 보내는 탄소의 양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 연구원은 "지구의 탄소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예측하기 위해 관련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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