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폐비닐, 다시 태어난다..'산업용 청정오일 전환' 국내기술 개발

김정태 기자 승인 2021.02.14 21:18 | 최종 수정 2021.02.15 16:44 의견 0
열분해 생성물 3종.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연속생산이 가능하고 에너지 효율도 우수한 첨단 열분해 기술을 개발했다. [자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디지털머니=김정태 기자] 제품 포장 등에 쓰이며 급증하는 폐비닐을 산업용 고품질 청정오일로 전환하는 열분해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기존 방식과 달리 일정한 반응온도에서 장기간 운전을 통해 낮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도 오일 생산수율을 60% 이상 유지한다. 연속생산이 가능하고 에너지 효율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 '저에너지 고효율' 오일 생산수율 60% 이상 유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이경환 박사 연구팀이 열분해 플랜트를 통해 폐비닐을 고품질 산업용 오일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폐비닐 발생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나 증가할 정도로 폐비닐에 대한 친환경 처리 및 에너지화의 수요는 높다. 그런데도 아직 폐비닐을 원료로 경제성 높은 고품질의 오일을 생산할 수 있는 고차원의 열분해 플랜트 기술은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사용중인 기술 장비인 회분식 반응기는 하나의 반응기에 5~10t의 원료를 투입해 반응온도를 상승시켜 장시간 가열해 오일을 생산한다. 이에 비해 이번에 개발된 방식은 원료의 신속한 투입이 불가능하고 반응 후 잔재물도 배출한다.

또 생산 이후 장시간 냉각하는 시스템으로 1일 1회만 운전이 가능해 생산성이 낮다. 가열과 냉각을 반복하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이 크며 기기의 설비 수명도 단축되는 단점이 있고 특히 생성된 오일의 질이 낮고 수율도 30~40% 밖에 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전처리된 플러프(Fluff·작은 비닐조각) 형태의 폐비닐을 반응기의 원료로 활용, 장시간 지속적으로 원료(폐비닐)투입이 가능토록 했다.

또 작업시 발생할 수 있는 화재 위험을 막기 위해 산소가 주입되지 않는 밀폐구조면서 자동차단이 가능한 밸브를 구축하고 원료를 반응기까지 전달하는 스크류를 반응기에 가까울수록 밀도가 높게 구성해 산소 주입 가능성을 낮췄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고효율 열분해 기술 구성도. [자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 기존 회분식 반응기 대비 원료 처리량 3배 이상 확대

에너지기술연 연구진은 일정한 온도에서 최대의 오일 수율과 고품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반응기 내부의 온도분포를 달리하고 반응기에 투입되는 원료의 양을 조절하는 등 공정 최적화 작업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투입된 원료가 온전히 활용되도록 하는 등 최적 공정화 조건으로 기존 회분식 반응기에 비해 원료 처리량을 3배 이상 확대시켰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에는 생산된 오일의 고품질화를 위한 염소제거 공정, 증류 공정 등이 포함돼 있고 왁스 등을 포함한 미반응 잔사물을 없애 흙과 같은 무기물과 고형 탄소성분만 나올 수 있는 2차 공정, 잔사물의 밀폐 배출 장치도 포함돼 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은 62%의 오일 수율과 생산물의 고품질, 설비 가동효율 및 에너지 이용효율이 우수하다고 소개했다.

연구진은 올해 중으로 일일 2t 규모를 처리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한 뒤 내년부터는 일 10t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확대하고 민간에 기술이전, 상용화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이경환 책임연구원은 "이 기술은 폐비닐 원료 투입과 생성된 오일 포집, 반응 후 잔사물 배출이 안전하게 이뤄져 연속운전이 가능해 처리규모 확대가 용이하다"면서 "고급 오일을 생산할 수 있는 열분해 오일화로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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