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개발한 위성통신 기술을 적용해 화상전화 시연을 하고 있는 모습. [자료=ETRI]
[디지털머니=김정태 기자] 국내 연구진이 재난, 재해 상황이나 이동통신이 안되는 곳에서도 빠르게 위성통신을 가하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위성통신 핵심 부품 칩 크기를 줄이고 비용도 대폭 절감해 재해, 재난 현장이나 군 통신망에서 다양한 활용이 기대된다.
■ 신호 전달시간 절반 축소, 단말 재료 비용도 낮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세계 최고 수준의 그물망(Mesh Topology) 접속 방식 위성통신 모뎀칩 주문형 반도체(ASIC) 개발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이 기술은 화재나 지진 등 재난 현장, 전화국사 화재로 인한 통신 재난, 연근해 통신 등 기존 이동통신이 되지 않을 때 우리나라 산간벽지 전역에서 통신할 수 있는 기술이다.
위성통신은 인공위성을 이용, 통신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지국을 이용하는 이동통신에 비해 도서와 산간 지역 등 지리적 제약조건이나 재난, 재해에 영향을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위성통신은 기본적으로 성형망(Star Topology) 접속 기술을 사용해 왔다. 성형망 기반 통신은 단말 간 직접 통신이 불가하고 ‘허브’라 불리는 중계기를 거쳐야 한다. 이로써 구조상 접속 경로가 길어져 지연 시간이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그물망(Mesh Topology) 방식은 구조상 전파 지연시간이 짧은 장점이 있지만 추가 수신 장비가 필요하다. 이에 ETRI는 그물망 방식을 택하면서 신호 송신부와 수신부를 하나로 만든 모뎀칩 에이직(ASIC)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개발한 위성통신 ASIC 칩. 크기는 50원짜리 동전만하다. [자료=ETRI]
개발한 모뎀칩의 크기는 1.3cm x 1.3cm로 50원짜리 동전만하다. 이 칩은 다양한 목적의 범용 칩과 달리 위성통신에만 필요한 기능만을 담았기에 작게 만들 수 있었다.
기존 성형망 접속 방식의 지연시간이 0.5초였다면 연구진이 개발한 그물망 모뎀칩은 0.25초로 신호 전달시간도 절반으로 줄였다. 이 칩이 상용화되면 기존 약 수백만 원 수준인 단말 재료 비용도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서로 다른 신호를 동시에 주고받을 수 있는 채널 수도 최대 32개로 늘렸다. 전송 속 역시 최대 13Msps로 동영상 스트리밍이 충분히 가능하고 전송 기법인 대역확산지수는 최대 16까지 지원한다. ETRI가 개발한 성과는 현재 상용화된 세계 최고 수준 제품들과 비교해도 유사한 성능 수준이다.
그물망 위성통신 방식의 장점을 설명하는 CG 캡쳐 사진. [자료=ETRI]
■ 외산기술 독점 위성 ICT 시 장 국내기업 진출 지원
아울러 연구진은 개방형 국제 위성통신 최신 표준인 DVB-RCS2 규격도 만족한다. 천리안 위성을 통한 위성통신 검증시험 까지 마쳐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향후 연구진은 행정안전부, 해양경찰청, 소방방재청 등과 실증을 통해 실제 재난, 재해 현장에서 실시간 현장 제어를 위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술로 검증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ETRI 변우진 전파위성연구본부장은 “위성통신 상용화로 재난안전통신망을 안정적으로 활용하고 도서 산간 지역 정보 소외지역 격차 해소와 군 작전 지역 군용 통신 등을 통해 국민 편익 증대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ETRI는 본 기술을 국내 기업 등에 추가 기술이전해 국내 위성 ICT 향상 및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외산기술이 독점하고 있는 위성 ICT 시장 진출을 도울 예정이다.
현재 미국, 이스라엘 미국 휴즈(Hughes), 이스라엘 길랏(Gilat) 등이 전 세계 위성통신 시장의 약 68%를 점유하고 있다.
연구진의 성과는 행정안전부의 '재난현장 지원용 소형 운반형 위성중계장비(SNG) 개발' 사업으로 연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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