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 성장세, 산업 전방위 확산..포털·모빌리티·카드 등 핵심 부상

김정태 기자 승인 2021.01.15 17:29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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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머니=김정태 기자]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디지털 경제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구독경제'의 성장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40조원으로 지난 2016년 26조원에서 4년 만에 16조원 급증했다.

특히 인터넷 포털, 모빌리티 서비스, 제조업, 신용카드 등 구독경제 서비스의 핵심 도입 분야가 일상생활에서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구독경제'는 원래 일간신문처럼 매달 구독료를 내고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아쓰는 경제활동을 의미한다. 기업은 정기 구독 소비자를 모집해 고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수 있고,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이용자는 개별 결제의 번거로움 없이 원하는 콘텐츠나 제품을 지속적으로 제공 받을 수 있다.

■ 고객 취향 저격 맞춤형 서비스 '비대면 경제' 혁신 견인

대한상공회의소는 15일 이학연 서울과학기술대 산업공학과 교수를 초청해 '구독경제, 비즈니스 지형을 바꾸다'라는 주제로 제22회 대한상의 경영콘서트를 진행했다.

이 교수는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는 제품의 소유보다 다양한 경험을 원한다"며 "이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도 단순 일회성 제품 판매에서, 제품이 제공하는 기능과 최종 결과물을 지속해서 판매하는 방식의 '구독경제'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독경제는 사용자가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자로부터 주기적으로 받는 유통 서비스로, 전통적 형태인 신문·잡지에서 최근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나 제과, 패션, 모빌리티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 교수는 "넷플릭스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소비자 취향 분석과 추천 서비스가 핵심 성공 요인"이라며 "고객 취향을 저격하는 맞춤형 서비스가 구독경제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나이키가 최근 유통채널을 거치지 않고 개별 소비자에게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를 출시한 것을 예로 들며 제조업에서도 빅데이터 기반 구독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구독경제의 핵심은 개인별 맞춤 결과물을 제공해 고객이 아무것도 요구할 필요가 없는 상태를 구현하는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역량을 강화하고 디지털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의 강연은 대한상공회의소 인사이트 유튜브 채널과 대한상공회의소 홈페이지 '온라인 세미나'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15일 이학연 서울과학기술대 산업공학과 교수가 진행한 '구독경제, 비즈니스 지형을 바꾸다'라는 주제의 경영콘서트 장면. [자료=대한상의]

■ ‘락인 효과’ 장기고객 유치·경쟁업체 견제 '이중 전략' 가능

국내 포털 '빅 2'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자사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독경제 수익 모델 개발에 한창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6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출시하며 월정액 서비스를 시작했다. 6개월 만에 25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구독서비스의 기본적인 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기존 목표치였던 200만명을 훨씬 앞선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월 4900원을 지불하면 네이버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11월부터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상품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자는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렌털과 정기배송을 신청할 수 있다. 기존에 렌털을 이용할 때 거쳐야 했던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했다. 김치냉장고, 안마의자, 매트리스 등 제품을 시작으로 향후 카카오는 화장품이나 식품의 정기배송이나 청소 용역까지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차 제조업계도 구독경제 바람이 불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여러 사람이 함께 타는 대중교통이나 카풀, 카헤일링(차량 호출)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반면 단독 이용이 가능한 차량 구독과 장기 렌탈, 마이크로 모빌리티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현대차 구독 프로그램 '현대 셀렉션'의 가입자 수는 7169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지난해 2월 대비 255% 증가했다. 이는 1년여만에 3.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기아차와 제네시스 프로그램까지 합치면 누적 가입자 수는 1만6000명에 달한다. 가입 연령은 20ㆍ30대가 62%로 절반 이상이다.

카드사들은 소비트렌드와 소비자의 이용 성향 변화에 맞춰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관련 상품이 일종의 ‘락인(자물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기결제 기간 동안 카드를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라이프 속 주 카드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다.

락인 효과는 소비자가 어떤 상품 또는 서비스를 구입·이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유사한 상품 또는 서비스로의 수요 이전이 어렵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면 과거 정수기 할인카드나 통신사 할인카드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해 11월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몇년 간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소유 경제에서 공유 경제, 그리고 구독경제로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트너 리포트에 따르면 오는 2023년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 중 75%가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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