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형 음압병동' 카이스트 세계 첫 개발..코로나 중환자 병실 부족 '단비'
기본유닛, 사전 준비된 모듈 재료로 15분이면 현장 설치 가능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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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7 16:59 | 최종 수정 2021.01.0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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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연구진이 개발한 '이동형 음압병동(MCM)'. 음압병동은 중증 감염병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시설이다. [자료= 한국과학기술원]
[디지털머니=김정태 기자]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KAIST) 연구진이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이동형 음압병동'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동형 음압병동'은 고급 의료 설비를 갖춘 음압 격리 시설로 신속하게 변형하거나 개조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조립식 감염 병동은 컨테이너나 텐트 등을 활용해 짓기 때문에 건설과 장비 확보에 비용이 많이 든다. 기능적으로도 임시 수용 시설에 불과하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따라서 중환자를 수용하기 위한 전문적인 의료 시설로 사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 이달 15일까지 모의 운영, 임상 검증 후 본격 상용화
카이스트는 서울 노원구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이동형 음압병동'(Mobile Clinic Module, MCM)의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MCM은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남택진 교수 연구팀이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단의 한국형 방역패키지 기술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7월부터 연구해 왔다.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국원자력의학원에 4개의 중환자 병상을 갖춘 병동을 설치했다. 이후 의료진과 일반인으로 구성한 모의 환자그룹을 대상으로 의료 활동과 환자 일상 등 치료 전 과정을 점검하는 시뮬레이션에 들어갔다. 이달 15일까지 모의 운영을 진행한 뒤 의료진과 환자의 사용성·안정성·만족도 등을 임상 검증한 후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남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MCM은 약 450㎡(136평) 규모로 가로 15m x 세로 30m 크기다. 이 MCM은 음압 시설을 갖춘 중환자 케어용 전실과 4개의 음압병실, 간호스테이션 및 탈의실, 그리고 각종 의료장비 보관실과 의료진실로 이뤄져 있다.
음압 프레임·에어 텐트·기능 패널 등의 시설을 갖춘 MCM은 부품을 조합해 신속하게 음압 병상이나 선별진료소 등으로 변형 또는 개조해서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중환자 병상을 음압 병상으로 전환하는 데도 매우 효과적이다. 이에 따라 MCM이 본격 상용화되면 코로나19 중환자용 음압 병상 부족난을 해소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택진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MCM의 하드웨어와 운용 노하우를 향후 K-방역의 핵심 제품으로 추진하고 수출까지 기대할 수 있다ˮ고 밝혔다.
MCM은 음압 시설을 갖춘 중환자 케어용 전실과 4개의 음압병실, 간호스테이션 및 탈의실, 그리고 각종 의료장비 보관실과 의료진실로 구성된다. [자료= 한국과학기술원]
■ "병실 모듈 제작에 14일, 이송 및 설치에 5일이면 OK"
남 교수 연구팀은 안전한 음압 환경을 형성하는 독자적인 기기인 '음압 프레임'을 직접 설계했다. 이를 '에어 텐트'와 연결하는 모듈형 구조에 접목해 최소한의 구조로 안정적인 음압병실을 구축할 수 있는 MCM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음압 프레임이 양방향으로 압력을 조절해 두 에어 텐트 공간(예: 전실과 병실)을 효과적으로 음압화하는 원리다. 텐트에 '기능 패널'을 조합해 중환자 치료에 필요한 의료 설비나 기본 병실 집기를 구축할 수 있다. 또 모듈 조합을 통해 음압병동 및 선별진료소, 음압화 중환자 병상, 음압화 일반병실 등 목적에 맞는 의료 시설로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병실 모듈 제작에 걸리는 시간은 14일 정도며 이송 및 설치 또한 통상적으로 5일 안에 가능하다ˮ고 말했다. 특히 전실과 병실로 구성된 MCM의 기본 유닛은 모듈 재료가 현장에 준비된 상태에서 15분 이내에 설치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에어 텐트 형태의 음압병동 시제품은 과제 협약업체인 신성이엔지에서 제작을 맡았다. 신성이엔지 측은 6~8개의 중환자 병상을 갖춘 이동형 감염병원의 경우 3~4주 이내 납품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기존 조립식 병동으로 증축할 경우와 비교할 때 약 80% 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연구팀 관계자는 설명했다.
게다가 감염병 사태 이후 보관이 어려운 기존 조립식 병동과는 다르게 부피와 무게를 70% 이상 줄인 상태로 보관할 수 있어 군수품처럼 비축해놨다가 감염병이 유행할 때 빠르게 도입해 설치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모듈화된 패키지는 항공 운송도 가능해 병동 전체의 수출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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