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 10대·20대가 전체 71%"..특수본 9개월 활약 종료

'박사방' 사건 수사 조문영 수사관, 대검 선정 '올해의 수사관' 영예

김정태 기자 승인 2020.12.30 16:42 의견 0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가 검거한 피의자 중에 불법 성영상물 등을 구매·소지한 자가 1875명으로 가장 많았다. [자료=경찰청]

[디지털머니=김정태 기자] 경찰의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가 9개월 동안 디지털 성범죄자 3575명을 검거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기록했다. 특수본은 텔레그램에서 조직적으로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박사방’ 조주빈 일당 등을 검거하기 위해 결성된 한시적 조직이다.

■ 2807건 단속, 3575명 검거 245명 구속..'불법 성영상' 최다

30일 경찰청에 따르면 특수본의 수사 결과, 총 2807건을 단속해 3575명을 검거하고 245명이 구속됐다.

검거된 피의자 중에는 불법 성영상물 등을 구매·소지한 자가 1875명으로 가장 많았다. 판매·유포자가 1170명이었다. 직접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단체대화방 등을 운영한 자도 511명에 달했다. 전체 피의자의 71%인 2538명은 통신매체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10대·20대에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 3월 25일부터 이달 말까지 경찰청과 각급 경찰관서에 총 4283명 규모의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단)를 설치·운영해 왔다.

수사본부는 여가부·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시민단체·전문가집단·해외수사기관 등과 적극적으로 협업해 수사와 피해자 보호를 함께 추진했다.

수사본부 내 피해자보호단에서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에 전문화·특성화된 보호·지원대책을 수립·시행해 왔다.

피해자 담당 동성 경찰관을 1대1로 지정해 신고접수 시부터 사후 연계까지 면밀하게 지원토록 했다. 이를 통해피해자 1094명을 대상으로 총 4387회의 맞춤형 보호·지원 조치를 시행했다.

수사본부 운영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의 조직형태·수익구조 등을 파악해 ‘언택트 집단 성착취 범죄’의 실체를 밝혀 냈다. 이는 불법촬영물 및 불법유포물 소지·시청죄 등 신설, 경찰에 기소 전 추징보전 신청권 부여, 대법원 양형기준 강화 등 처벌과 규제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법령·제도 개선의 단초가 됐다.

■ 전국 지방청 사이버성폭력 전담수사팀 중심 상시단속 유지

경찰은 수사본부 운영 종료 이후에도 전국 지방청에 설치된 사이버성폭력 전담수사팀을 중심으로 상시 단속체계를 이어 나간다. 특히 지난 1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지털 성범죄 수사에 최적화된 수사환경과 피해자 보호 제도를 완비해 나갈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디지털 성범죄가 IT(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라 더욱 은밀화·지능화·조직화되고 있는 만큼, 대내·외 협업과 꾸준한 연구·교육을 통해 경찰의 대응 역량을 더욱 발달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디지털 성범죄의 선제적인 수사와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제도인 ‘위장수사’ 법제화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을 수사한 조문영 수사관이 올해의 수사관에 선정됐다.

이날 대검찰청은 2020년 올해의 수사관 6명과 하반기 모범검사 3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의 수사관에 선정된 조문영 수사관은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소속이다.

특히 조 수사관은 박사방 사건의 수많은 사건기록에 현출된 다수의 피해자 이름과 사진에 다양한 크기로 가림작업을 해 2차 피해방지를 위한 인권보호 노력을 기울인 공로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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