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밤하늘에 떨어진 물체는 별똥별 '화구'..충남 서천서 두차례 폭발

김샛별 기자 승인 2020.12.16 17:08 의견 0
지난 9월 23일 천문연 본원에 설치된 유성체 감시 네트워크에 포착된 서천 화구 영상. (자료=한국천문연구원)

[디지털머니=김샛별 기자] 지난 9월 밤하늘에서 떨어진 별똥별 추정 물체의 정체가 밝혀졌다.

16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월 23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목격됐던 '화구'(fireball)가 충남 서천 상공에서 폭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화구는 대기권에 진입 후 낙하하는 동안 서천 상공에서 두차례 폭발했다. 운석은 발견되지 않았다.

화구는 일반적인 유성보다 훨씬 밝은 유성을 말한다. 금성의 겉보기 등급인 약 -4등급보다 밝게 빛난다. 국제천문연맹의 정의에 따르면 화구는 지상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행성들보다 더 밝은 유성을 일컫는다.

유성은 흔히 별똥별이라고도 한다. 혜성,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부스러기 또는 태양계를 떠돌던 먼지 등이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 안으로 들어오면서 대기와의 마찰로 불타는 현상을 말한다.

서천 화구는 대기권에 진입해 밝게 빛난 후 소멸하기까지 두차례 폭발했다. 유성체가 빠른 속도로 대기에 들어오는 경우 전방에 압력이 가해져 유성 폭발이 일어난다.

천문연은 유성 폭발은 자주 관측되는 현상이지만 이번 화구와 같이 보름달보다 밝게 빛난 사례는 드물게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천문연 우주위험감시센터에서 유성체 감시 네트워크와 대전·거창 관측소 전천 카메라 영상, 일반인 제보 영상 등을 함께 분석한 결과 서천 화구는 새벽 1시39분쯤 서쪽 하늘에서 날아와 서해 상공 고도 70㎞에서 빛나기 시작했다. 대기 중에서 두차례 폭발한 뒤 소멸했다.

화구의 대기권 진입 속도는 초당 13㎞, 입사각은 40도로 계산됐다. 서천 화구가 대기 중에서 모두 연소되지 않고 남아 낙하했다 가정하면 이후 궤적은 2차 폭발 지점을 지나 이동 방향으로 40km 이내에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단 화구의 비행궤적은 폭발 에너지와 당시 기상의 영향을 크게 받으므로 정확한 낙하지점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현재까지 서천 화구로 추정되는 유성의 잔해 즉 운석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국지질연구원 음파관측소는 "같은 시간 군산, 대전 등의 음파관측소에서 서천 화구로 추정되는 음파를 확인했다"며 "태안·홍성·서산·대전 등 일부 지진관측소에서도 서천 화구로 인한 대기·기상 결합 지진파가 확인돼 현재 추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결합 지진파 분석을 통해 서천 화구의 폭발에너지와 유성체의 크기 추산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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