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2020년 한국 사회를 송두리째 바꿔 놓을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다. 정치·경제·사회 분야 모든 곳에서 코로나19는 표면적인 시스템은 물론 인간의 인식의 흐름까지 변화시켰다. 통계청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파악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한국의 사회동향 2020' 보고서를 지난 11일 발간했다. 이 속에 담긴 우리 사회의 변화된 모습과 향후 주어진 과제를 3회에 걸쳐 확인해 본다. <편집자주>
[디지털머니=김지성 기자] 코로나19는 한국 사회에 위험에 대한 인식과 교육, 노동시장 등 사회 인식의 변화를 이끌었다.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사회 인식과 위기 대응 방식은 어떻게 변화됐을까.
■ 감염 확진 자체보다 개인 탓 전가 '낙인 두려움' 커져
12일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초기에는 확진으로 인한 낙인 두려움이 확진 자체에 대한 두려움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확진을 받게 되면 사회적인 비난이 쏟아졌고 이러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사회적 인식 조사. (자료=통계청)
이러한 경향은 감염의 책임을 환자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짙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감염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한때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진단 키트를 빠르게 내놨고 이에 따라 정부의 발 빠른 대처가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막아내면서 질병관리청이 ‘대응 공적 주체에 대한 신뢰 수준’에서 91%의 높은 신뢰를 얻었다. 반면 위험만 극대화해 보도를 한 언론의 신뢰는 매번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코로나19 감염 통제 가능성과 사회적 안전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는 코로나19 위험을 통제할 수 있다고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것이 감염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식으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 비대면 초·중·고 교육으로 드러난 '사회성' 부족 인식
코로나19로 인해 원격 비대면 수업이 많아지면서 학생들과 교사들은 다양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교사들은 비대면 수업이 사회성 및 관계 형성을 위한 교육이 부족하다는 점을 가장 크게 지적했다.
온라인 개학 이후 초등학교는 기존 강의 영상 활용 수업이 72.7%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직접 제작한 콘텐츠로 수업을 한 경우가 50% 전후로 조사됐다. 중학교는 49%가 고등학교는 50.3%가 직접 제작한 영상을 사용했다.
하지만 온라인 과제 제시, 피드백 및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 방식은 그 활용이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격수업에 대한 교사 인식 조사. (자료=통계청)
원격수업 효과를 바라보는 교사들의 평가는 다소 부정적이었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가 좀 더 회의적인 태도였다. 초등학교 교사 중 54.5%는 원격수업의 효과에 대해 등교수업의 50% 미만으로 평가한 것.
원격수업의 문제점으로는 교사들 모두가 ‘사회성 및 관계 형성을 위한 교육 부족’을 가장 심각하다 생각하고 있었다.
한편 한국은 온라인 원격 교육을 위한 인프라와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은 전세계적으로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대역폭이나 속도가 충분한 학교에 다닌다고 보는 학생 비율은 83.4%였으며 디지털 역량을 갖춘 교사 비율도 83.2%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 직격탄 맞은 대면 서비스업, 노동시장 변화 주도
외환위기 때는 제조업이나 건설업이 가장 크게 타격을 받았지만 코로나19에서는 대면 서비스업(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교육서비스업 등)이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전후 고용 시장 변화. (자료=통계청)
노동시장은 올해 2월 이후 코로나19 영향으로 급격하게 위축돼 6월 이후 구직급여 신청 수급자수가 7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과거 두 번의 위기와 대비되는 가장 큰 차이는 교육서비스업이었다. 업통상적으로 위기가 오더라도 구매력 감소가 극심해지기 전까지는 교육 서비스업은 심각한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즉각적으로 매우 심각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고용 층은 20대 이하 여성 임시직 근로자였다.
■ 마스크 착용 등 국민 협조로 효과적 방역 진행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발생수는 20대가 83.85명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치명률은 80세 이상 치명률이 19.45%로 가장 높았다. 전체 치명률은 1.67%였다.
OECD 33개국 코로나 대응지수와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 수를 보면 한국은 0.90와 5.00명으로 1위였다. 주요 국가를 보면 일본은 0.73, 5.08명, 미국은 0.51, 246.98명, 영국은 0.43, 482.47명이었다.
코로나19 예방 관련 인식과 형태 국가별 비교. (자료=통계청)
우리나라 국민의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그에 따라 마스크 착용 등 감염 예방 수칙을 잘 따르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방역의 핵심인 마스크 쓰기에서 우리나라 국민은 세계 어느 나라 국민들보다 빠르게 적응(1차 갤럽인터네셔널 조사 한국 자료 94%)했다.
■ 소득 양극화 심화 등 계층 갈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
한국갤럽이 지난 4월에 수행한 ‘코로나19로 인한 소득 변화 조사’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으로 소득이 감소했다. 특히 하위계층(64%)이 중상위 계층(41%)보다 소득이 감소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그리고 5월 조사 결과에서는 차이가 더욱 벌어졌다. (하위계층 59%, 중상위 계층 28% 소득감소)
보고서는 저소득층 및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특별한 노력과 피해자를 감싸 안을 수 있는 시민의식의 성숙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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