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단계 더 발전한 우주 경작..NASA, 국제우주정거장서 무 수확 성공

김샛별 기자 승인 2020.12.11 01:00 의견 0
지난달 27일 나사 우주비행사 케이트 루빈스가 무 재배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자료=나사)

[디지털머니=김샛별 기자] 우주 공간에서의 식물 경작이 한단계 더 발전했다.

10일 나사(NASA, 미국항공우주국)에 따르면 나사 우주비행사 케이트루빈스는 지난달 30일 국제우주정거장 내 식물재배장치(APH)에서 무 20개를 수확했다. 상추 등 잎채소가 아닌 덩이작물을 수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덩이식물 재배에 성공함에 따라 장기 우주 비행의 최대 난제였던 식량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루빈스는 무를 수확한 뒤 호일에 싸 냉장보관했다. 수확된 무는 내년 초 스페이스X의 상업용 재보급 서비스(CRS) 화물선에 실려 지구로 돌아온다.

나사가 무를 선택한 이유는 무가 27일이면 다 자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또 과학자들이 자주 연구하는 애기장대와 같은 배추과 식물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이번 재배 장치는 비료가 천천히 방출되는 이전의 재배장치 '베지'와 달리 성장에 필요한 미네랄을 정확히 계산해 공급했다. 나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식물에 공급되고 흡수되는 영양소를 더 잘 비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적색, 청색, 녹색, 흰색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LED 조명을 사용해 식물 성장을 촉진하는 빛을 제공했다. 나사는 장치에 있는 180개 이상의 센서와 카메라를 이용해 식물의 성장을 모니터링하고 수분, 온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조절해줬다.

나사는 지난달 17일부터 케네디우주센터에서도 우주정거장과 거의 동일한 조건에서 무를 재배하고 있다. 연구원들은 오는 15일 무를 수확해 우주정거장에서 자란 무와 비교할 예정이다.

나사는 지난 2014년부터 '베지'를 통해 식물을 재배해왔다. '베지'는 기내 수화물 정도의 크기로 6개 정도의 식물을 키울 수 있다. 배추, 백일홍, 경수채 등 다른 식물을 재배하기도 했다.

연구 결과 우주정거장에서 재배한 상추는 성분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비타민과 칼륨, 나트륨, 인, 황, 아연 등의 성분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항암, 항바이러스, 항염 물질인 '페놀릭' 수치도 비교군보다 더 높게 측정됐다.

케네디우주센터의 APH 프로그램 관리자인 니콜 뒤푸는 "무는 우주 비행사가 이전에 우주 정거장에서 재배했던 잎이 많은 녹색이나 APH에서 처음 재배 한 드워프 밀과는 다른 종류의 작물"이라며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은 장기간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 비행사에게 최상의 다양성과 영양 균형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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