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여심, '코로나發 고용 쇼크' 가장 컸다..사회안정 위협 '뇌관' 우려

김정태 기자 승인 2020.12.07 10:21 의견 0
지난 6개월 연령별 일자리 평가 지수 변화 (자료=컨슈머인사이트)

[디지털머니=김정태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취업 연령대인 '2030 여성'의 태도가 극히 비관적으로 변했다. 이들이 코로나 이후 고용 충격에 가장 크게 노출된 것으로 파악된다.

일자리에 대한 평가와 전망이 국내경기, 물가 등 다른 모든 체감 경제를 압도할 만큼 사회 안정을 위협하는 잠재적 뇌관이 되고 있다.

■ 체감경제 모든 항목 중 '일자리 평가·전망' 가장 비관적

7일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최근 조사한 '코로나 이후 국가경제 체감지수 변화' 분석에 따르면 국내경기·물가·일자리에 대한 소비자 전망과 평가는 2019년 내내 모든 분야 중 최하위권이었다. 올해 코로나 발생 이후 모두 더 비관적 방향으로 급하게 기울었으며 일자리에 대해서는 특히 더 했다.

코로나 이전 일자리에 대한 평가와 전망 지수(중립 100, 낙관 100 초과, 비관 100 미만)는 1년 내내 50~70의 낮은 수준에서 오락가락 했지만 획기적인 변동은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가 발생한 올해 1분기를 지나며 크게 하락해 35~50 사이에 머물고 있다.

일자리 평가 지수가 35 수준(9월 3주 34.8, 9월 4주 33.8)을 기록한 것은 체감경제 조사 이후 모든 항목 중 처음이다. 이 지수는 긍정 평가를 한 사람이 극소수(2% 이내)일 때 볼 수 있는 결과다. 이전부터 고용참사, 고용절벽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바닥 수준이던 일자리 형편이 코로나 발생 후 '더 이상 나쁠 수 없을 정도'로 암울해졌다는 방증이다.

코로나 이후 여러 개의 일자리 관련 대책이 나왔고 이는 전망을 다소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 6개월에 대한 평가는 밑바닥에서 요지부동이었다. 국내경기와 물가에 대해서도 부정적 판단이 늘어 지수 40 후반을 오르내리고 있지만 일자리에 대한 걱정에는 못 미쳤다. 다른 무엇보다 일자리에 대한 걱정과 고통이 가장 크다는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국가경제 전망 및 평가 추이 (자료=컨슈머인사이트)

■ 코로나19 본격화 이후 "나빠졌다" 압도적으로 늘어

일자리 평가에서 가장 비관적으로 변한 집단은 '2030 여성'이다. 2019년에는 여러 경제상황에 대해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계층이 2030 여성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비관적으로 변해 2030 남성보다 더 비관적으로 변했다.

코로나 전 20대 여성(65.9), 30대 여성(68.5)의 일자리 평가 지수는 동년배 남성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코로나 이후에는 각각 42.3(23.6p 하락), 46.1(22.4p 하락)로 크게 하락해 남성보다 더 부정적으로 변했다.

특히 20대 여성의 경우 코로나 후 평가 지수가 42.3으로 전체 평균보다도 낮아 사회에 막 진출하는 청년층, 그 중에서도 여성에게 더 팍팍한 일자리 현실을 보여 준다. 반면 20대 남성 역시 나빠지기는 했지만 전체 평균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일자리 평가에 가장 부정적인 계층은 '60대 이상 남성'으로 코로나 전 42.2에서 코로나 후 33.0으로 악화됐다. 하락폭이 9.3으로 가장 작지만 워낙에 지수가 낮았던 까닭이며 이제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 '진바닥' 수준을 보였다. 막대한 노인 일자리 예산을 투입해서 만든 저임금 단기 알바는 이들의 절망감을 덜어주지 못하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지난 6개월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6개월간의 전망 사이에 갭이 커졌다"면서 "코로나가 장기화되면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기대마저 접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해 1월부터 매주 1000명(연간 5만2000명)을 대상으로 소비자체감경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개인경제, 국가경제, 소비지출, 삶의질, 경제정책영향 등 5개 분야가 대상이다. 이 중 국가경제 부문과 관련해서는 국내경기, 일자리, 물가 3개 항목을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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