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중소 수출기업, 내년 '바이든 효과'보다 '환율 리스크' 더 크다

김정태 기자 승인 2020.12.03 10:58 의견 0

[디지털머니=김정태 기자] 내년 우리나라 중소 수출기업들은 '바이든 효과'에 거는 기대보다 '환율 리스크'를 더 걱정해야 할 판이다.

미국 민주당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경기부양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글로벌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환율은 111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반복한다. 업계는 정부가 수출 중소기업을 위한 환리스크 관리에 선제적 조치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중소 수출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며 한숨을 내쉰다. 그러면서도 대응책 마련에는 여전히 무기력한 모습이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가 801개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그렇다. 이들은 내년도 경영환경에 영향을 미칠 최대 이슈로 코로나19 확산세 지속(42.9%)과 환율변동 심화(26.7%)를 꼽았다.

환율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경우 수출 기업들은 당장에 수익구조 악화를 우려할 수 밖에 없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출가격 경쟁력 및 시장점유율 확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계의 환율 관리는 여전히 하늘의 처분만 바라다보는 '천수답'이다.

대다수 기업의 환헤징 비율은 20% 미만이다. 환리스크에 노출된 비중이 도무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경우 손익분기점 환율이 각각 1133원과 1135원으로 조사돼 대기업의 1126원보다 10원 가량 높게 나타난다. 이같은 환율은 수출기업들의 손익분기점을 밑도는 수준이라고 하소연한다.

게다가 환리스크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수십년째 절반 넘게 나온다. 대기업에 비해 높게 나타나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환리스크에 더 취약하다는 사실은 너무도 당연한 현실이 됐다.

무협의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 대부분은 내년에는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증가율은 소폭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조 바이든이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뒤 경기부양책 추가 확대를 약속하면서 향후 원화 강세 기조 역시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마저 커졌다.

우리 기업으로서는 내년에 수출 환경이 다소 나아지더라도 '환리스크 관리'에 골치 아플 수 밖에 형편인 셈이다. 기업의 인식 제고와 함께 관련 지원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조언마저 무색한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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