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우주] 새 시대 열고 사라지는 '우주망원경'..초고성능 등장 예고

이성주 기자 승인 2020.11.27 08:22 | 최종 수정 2020.11.27 08:35 의견 0
지난해 초 촬영된 푸에르토리코 소재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자료=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

[디지털머니=이성주 기자] 인류에게 있어 우주망원경은 광활한 우주를 바라 볼 중요한 눈(目)이다. 가설로만 존재했던 행성을 만나기도 하고 행성의 여러 변화를 관측할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다. 때문에 인류는 끝없는 우주망원경 개발로 더 많은 데이터 수집을 향해 걸어가도 있다. 최근에는 새 시대를 열 우주망원경의 등장과 오랜 역사의 우주망원경 퇴장이 함께 소식을 전해 시선을 끌고 있다.

■ 외계인 찾아다닌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해체

지난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은 미국령 카리브해 섬나라 푸에르토리코에 설치된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을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8월과 이달 6일 900t 무게의 전파 망원경을 지탱해온 철제 케이블이 잇따라 끊어지면서 직경 305m 크기의 접시 안테나가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기 때문. 국립과학재단은 아레시보 망원경에 대해 더는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1963년 설치된 아레시보 망원경은 현대 천문학의 상징과도 같은 시설이다. 특히 아레시보 망원경은 외계인 탐색의 선봉대 역할을 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우주과학연구소는 이 망원경이 수집한 우주 전파신호를 분석해 외계 지적생명체를 찾는 '세티'(SETI)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난 1974년에는 프랭크 드레이크와 칼 세이건 등 당대 최고 천체 물리학자들이 이 망원경을 이용해 태양계와 인간의 형체, DNA 구조 등 정보를 담은 '아레시보 전파 메시지'를 우주로 발신했다.

달 분화구 사용 망원경은 NIAC 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자료=NASA·Saptarshi Bandyopadhyay)

■ 달 분화구 사용 '우주망원경'의 탄생 이슈

달 분화구를 사용한 우주망원경을 만들자는 제안도 나왔다. 달 분화구에 전파 망원경을 설치하는 것.

IT전문매체 씨넷(Cnet)의 보도에 따르면 이 제안은 미국 텍사스대 연구팀의 아이디어다.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차기호에 발표할 예정이다.

달 극지방에 있는 100m 지름의 분화구 가장자리에 원통 모양의 벽을 설치하고 그 안에 액체를 담으면 ‘달 액체거울 망원경’이 만들어진다.

한편 커다란 분화구를 이용한 망원경 아이디어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혁신적인 첨단 컨셉(NIAC) 프로그램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달 뒷면에 로봇을 보낸 후 기계를 사용해 달 분화구 위에 철망을 배치하는 것이다.

■ 유럽우주국 차세대 외계행성 관측망원경 개발

유럽우주국(ESA)은 차세대 외계행성 관측망원경인 아리엘(Ariel·Atmospheric Remote-sensing Infrared Exoplanet Large-survey)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오는 2029년 외계 행성 대기를 탐사할 우주망원경으로 선정됐다. 초고성능 망원경을 예고하면서 약 10억 유로가 투입될 예정이다.

아리엘은 외계행성 대기권 원격 적외선 조사(Atmospheric Remote-Sensing Infrared Exoplanet Large-survey)의 약자다. 이름처럼 1000개에 달하는 외계행성의 대기를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리엘은 사실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작은 0.7x1.1m 크기의 타원형 거울을 지닌 망원경이다. 외계 행성을 대기가 어떻게 형성됐고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탐사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외계행성의 대기 중 수증기의 존재나 산소, 이산화탄소, 메탄 등 대기의 화학적 구성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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