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우주] '초극강 미생물' 발견..우주정거장 밖 1년 생존 확인

이성주 기자 승인 2020.11.18 17:31 의견 0
지상의 세균(왼쪽)과 우주공간에서 살아남은 세균의 이미지. (자료=마이크로바이옴)

[디지털머니=이성주 기자] 최근 과학자들은 우주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발표했다. 자외선과 진공 상태, 극단적으로 높고 낮은 온도 등 치명적인 우주 환경에서도 무려 1년 동안 살아남은 미생물을 관찰한 것이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미생물은 우주에서 변화를 거듭하고 살아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 오스트리아·독일·일본 공동연구진 연구

이번 연구는 오스트리아 빈대학의 테티아나 밀로세비치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진을 통해 17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오스트리아, 독일, 일본 등 다수의 각국 과학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진행한 실험에서 미생물이 극한의 우주 환경에서도 1년 이상 생존할 수 있음이 입증됐다는 내용이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4일 국제 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에 발표됐다.

물론 이전에도 비슷한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하지만 연구진은 미생물이 극단적인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연구를 다시 진행했다. 수년 전부터 우주 정거장 외부에 연결돼 있는. 우주 공간에 노출된 유닛에 미생물을 배치해 지속적으로 관찰했다.

우주공간에서 1년간 살아남은 세균의 이미지. (자료=테탸나 밀로예비치 박사)

■ 지상 세균과 비교한 데이노코커스 라디오두란스

이번 연구를 통해 우주 생존이 확인된 미생물의 이름은 ‘데이노코커스 라디오두란스(Deinococcus radiodurans)’이다.

해당 미생물은 수분이 제거된 채 1년 이상 우주정거장 외부의 실험 장치에서 우주 환경에 그대로 노출됐다. 연구진은 데이노코커스를 다시 지구로 가져와 수분을 공급하고 지구에 있는 같은 종(지상 세균)과 비교했다.

비교 결과 데이노코커스 라디오두란스는 지상 세균들보다 생존율은 낮았다. 하지만 살아있는 표본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진공 상태 속 생존, 변화가 포인트

특히 이목을 끈 것은 살아남은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가 지상 세균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는 점이다. 우주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가 계속되는 '변화'에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 것.

미생물의 표면에는 소포체가 울퉁불퉁하게 뒤덮이는 복구 메커니즘이 셀 수 없이 많이 일어났다. 연구진은 “물집이 우주 환경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물집 안에는 영양분을 얻거나 유전자를 전달하고 독성 물질을 배출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일부 단백질과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들이 풍부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우주정거장 ISS. (자료=나사)

■ 지구 밖 생명체 존재 가능성..생명 기원까지

이번 미생물의 발견은 우주 속 생명체 존재 가능성 연구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를 주도한 오스트리아 빈대학의 생화학자 테탸나 밀로예비치 박사는 “이런 연구는 생명체가 지구 외부에 존재할 수 있는 메커니즘과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나아가 외부의 적대적 환경에서 생존하고 적응하는 방법에 관한 지식을 넓혀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주 미생물 실험은 생명의 기원을 찾는 연구와도 연결된다. 지구 생명체가 소행성에서 묻어온 우주 미생물에서 비롯됐다는 이론인 '판스퍼미아' 이론과 맥락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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