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치솟는 국제 비트코인 가격..'가상화폐 유통 확대' 기대감 타고 '훨훨'

김민정 기자 승인 2020.10.29 01:00 의견 0
 

[디지털머니=김민정 기자] 가상화폐 시장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년 전 '투기광풍' 당시 랠리와는 달리 가상화폐 사용 보편화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세계최초 디지털 화폐 발행 등 빅 이슈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 급등세 1만4000달러 육박 "2년전 투기광풍 랠리와 달라"

29일 DGB금융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비트코인 가격은 올들어 급등세를 연출하면서 1만4000달러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26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만3620달러로 연초 대비 약 91% 폭등했다. 10월에만 28% 가까이 급등했다. 이에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2427억달러로 연초 대비 2배 가까이 상승했다. 

비트코인이 다시 주목을 받는 이유는 가상화페 혹은 디지털화폐와 관련된 긍정적인 소식이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3억5000만명이 사용하는 세계 최대 간편결제사업자 페이팔이 디지털화폐 서비스에 나선다. 페이팔의 가상화폐 시장 진출로 가상화폐 시장에 기관투자자 유입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페이팔에 따르면 연말까지 온라인 지갑을 통해 암호화폐를 사고 팔고 보관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 내년 초부터는 전 세계 2600만 가맹점에서 상품 구매시 암호화폐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댄 슐만 페이팔 최고경영자는 이번 암호화폐 지원에 대해 "화폐의 디지털 전환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JP모건의 가상화폐에 대한 낙관론과 가상화폐 시장 진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JP모건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대안자산으로 금과 경쟁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자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기업들의 비트코인 채택이 증가함에 따라 가상자산과 금과의 격차가 빠른 시일 내 좁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의 잠재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이와 함께 JP모건은 이번 주 자체 개발한 가상화폐인 'JPM코인'을 처음으로 상용화한다는 소식도 전했다. 대형기술고객이 전세계 대금을 지불하는데 JPM코인이 사용된다는 것이다.

중국이 전세계 최초로 공식 디지털화폐 발행에 나섰다는 소식도 대형 호재이다. 인민은행은 최근 실물 형태가 아닌 디지털 형식의 위안화도 법정화폐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인민은행법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전세계 최초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발행하는 첫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디지털화폐, 즉 CBDC는 전통적 중앙은행 화폐와 마찬가지로 국가가 가치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와는 다른 제도권 화폐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인민은행은 디지털화폐를 1차적으로 소액 현금거래 일부를 대체하는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국제무역과 각종 결제업무에서 디지털화폐를 사용할 예정이다.

■ '디지털경제 전환 촉매제' 전망..달러화 위상 약화 우려도

가상화폐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지만 투기적 요인 등을 고려할때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의 추가 랠리는 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7년 말~2018년 초 당시 가상화폐 투자 광풍과는 다른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DGB금융그룹 박상현 연구원은 "17년말~18년초 가상화폐 가격 상승은 투기 광풍에 따른 랠리 성격이 강했지만 이번 랠리는 가상화폐의 사용 보편화에 기대를 거는 랠리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가상화폐가 일상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사용이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수도 있다.

박상현 연구원은 "미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국 정부가 쌍순환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등 디지털경제 및 사회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감안할때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의 도입은 중국 경제의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에 탄력을 높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디지털화폐 도입은 다른 주요국들이 디지털화폐를 도입하는데 있어서 자극제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 화폐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라가드르 총재는 "코로나19는 우리가 일하고 거래하고 지불하는 방식을 포함해 우리의 삶에 구조적인 변화를 몰고왔다"면서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있는 접촉식화폐 대신 보건상 목적으로라도 CBDC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가상화폐 사용 보편화 및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도입은 궁극적으로 달러화 위상 변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결제의 상당 부분이 가상화폐 혹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로 대체될 경우 달러화 체제가 위협받을 수 있다"면서 "특히 중국이 디지털위안화를 통해 위안화 국제화에 나설 경우 또 다른 기축통화 위치를 점할수 있어 달러화의 위상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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