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로 코로나 잡는다..KAIST 이승섭 교수팀 초미세 물방울 양산 기술 개발

김지성 기자 승인 2020.10.20 17:07 | 최종 수정 2020.10.21 01:24 의견 0
초미세 물방울이 대량으로 정전분무되는 모습(왼쪽). 확대된 부분은 초미세 노즐에서 마이크론 단위의 물방울이 제트 모드로 나오는 모습이다. 제트모드 물방울은 다시 초미세 물방울로 분산된다. (자료=KAIST)

[디지털머니=김지성 기자] 물방울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박멸하는 기술이 나와 주목을 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이승섭 교수와 정지훈 박사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살균 기능이 있는 초미세 물방울의 대량 생성이 가능한 '정전분무' 기술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승섭 교수팀이 만들어낸 정전분무를 통해 나온 물방울에는 'OH 래디컬'이 들어가 있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킨다.

이승섭 교수팀이 개발한 초미세 물방울 양산이 가능한 '폴리머 초미세 노즐 정전분무'로 만들어진 나노 크기의 물방울에는 'OH 래디컬'이 함유돼 있다.

OH 래디컬은 불안정한 화학구조로 반응성이 매우 높고 강력한 산화력 때문에 세균과 바이러스 살균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인체에는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 천연물질이다.

KAIST 기계공학과 이승섭(왼쪽) 교수와 기계공학과 정지훈 박사. (자료=KAIST)

OH 래디컬은 높은 반응성으로 공기 중에서는 수명이 매우 짧다. 이 때문에 효과적인 살균 기능을 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OH 래디컬을 물방울에 가두면 수명을 크게 늘릴 수가 있어 살균에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데 착안했다. OH 래디컬이 함유된 초미세 물방을 다량으로 만들면 코로나19 바이러스 소독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초미세 물방울을 다량으로 만드는 것이 문제였다. OH 래디컬을 함유하는 초미세 물방울은 일본 파나소닉의 나노이(nanoeTM) 기술이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있다. 다만 나노이 기술은 공기중 수분을 차가운 금속 팁 위에 응결시켜 정전분무 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생성되는 초미세 물방울의 양이 매우 적고 인체에 해로운 오존이 발생되는 단점이 있었다. 일본 파나소닉은 자사의 나노이 기술로 만들어진 초미세 물방울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살균 효과가 있다는 실험 결과를 올 7월 말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이승섭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멤스(MEMS) 기술로 제작된 폴리머 재질의 초미세 노즐을 이용해 정전분무 하는 방식으로 인가전압이 낮아 정전분무가 오존 발생 없이 안정적으로 구현했다. 또한 초미세 노즐 어레이를 이용해 외부 환경과는 무관하게 초미세 물방울을 대량으로 생성하는 데도 성공했다.

머리카락보다 가는 초미세 노즐은 피뢰침과 같이 높게 솟아있는 구조로 초미세 노즐의 주위는 마이크로 돌기로 처리돼 있다. 이승섭 교수팀은 지난 수년간 폴리머 초미세 노즐 개발과 물 정전분무 기술을 이용해 가습·탈취·미세먼지제거·항균 등과 같은 공기정화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이승섭 교수팀은 현재 초미세 물방울의 양산이 가능한 '폴리머 초미세 노즐 정전분무' 기술을 기반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살균용 공기정화기를 개발 중이다. 순수한 물을 이용한 살균 방법으로 인체에 해가 없고 친환경이라는 장점 때문에 향후 코로나19 방역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승섭 교수팀의 폴리머 초미세 노즐을 이용한 물 정전분무 연구는 올 4월 국제학술지 '폴리머(Polymer)'에 소개됐다. 이 교수팀은 올 8월부터 KAIST 코로나 뉴딜사업의 지원을 받아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 OH 래디컬(hydroxyl radical)

거의 모든 오염물질의 살균·소독에 관여하며 화학적으로 분해하고 제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물질이다. 특히 인체에는 무해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현존하는 물질 중에서 OH 래디컬의 산화력(살균·소독·분해하는 능력)은 불소(F) 다음으로 강력하고 오존과 염소보다 강력하다. 하지만 불소·염소·오존처럼 독성이 있거나 인체에 유해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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