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우주] 하얗게 뒤덮인 명왕성..지구 만년설과는 다르다

이성주 기자 승인 2020.10.16 16:00 | 최종 수정 2020.10.16 16:47 의견 0
메탄 얼음으로 뒤덮인 명왕성의 산. (자료=NASA)

[디지털머니=이성주 기자] 명왕성은 한때 태양계의 막내 포지션을 맡았던 행성이다. 하지만 76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명왕성은 행성 지위를 박탈당했다. 90년대 이후 태양계 외곽에서 작은 천체들이 잇따라 발견됨에 따라 행성 정의를 새로 내렸기 때문. 

그러나 오늘날 과학자들이 명왕성의 연구 가치를 잊은 것은 아니다. 태양과 달이 또한 앞서 행성 지위를 박탈 당했으나 여전히 우주 탐사에 있어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 처럼. 그리고 최근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는 명왕성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발표했다. 명왕성을 하얗게 뒤덮은 메탄 얼음에 대한 것이다.

■ 메탄 얼음으로 뒤덮인 산, 새로운 발견

명왕성에는 메탄 얼음으로 뒤덮인 산이 있다. 지난 2015년 뉴호라이즌스 우주선을 통해 발견된 것으로 눈 처럼 밝은 퇴적물이 뒤덮여 있어 시선을 끌었다. 명왕성의 적도 지역인 크툴루(Cthulhu)의 피가페타와 엘카노 산맥 정상에서 관측된 얼음은 지금까지 무엇으로. 또 어떻게 구성됐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에있는 NASA의 에임스 연구 센터 연구원을 포함한 국제 과학자 팀은 최근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명왕성 기후 변화 시물레이션을 통해 명왕성 대기 및 표면에 대한 뉴 호라이즌호 데이터를 분석한 것. 

결과적으로 명왕성의 메탄 만년설은 지구의 눈과는 완전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됐다.

왼쪽은 명왕성 적도 부근 크툴루 지역 산맥. 오른쪽은 알프스 산맥. (자료=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논문 캡처)

■ 얼음으로 뒤덮인 산, 지구 외에는 태양계서 유일한 존재

명왕성 산의 만년설이 주목받는 이유는 태양계에서 유일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명왕성의 메탄 만년설에 대해 "이론적으로는 해왕성의 위성 트리톤에서 비슷한 과정을 가진 물체를 만날 수도 있지만 우리 태양계 어느 곳에서도 지구 외에 이렇게 얼음으로 뒤덮인 산은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피가페타 산맥의 정상은 높이가 약 3.5㎞에 달했는데 1.5㎞ 위로 얼음이 형성돼 있었다. 크툴루 지역의 크레이터(충돌구) 가장자리에서도 이와 비슷한 얼음이 관측됐다.

이 얼음이 명왕성 대기에 지구의 수증기처럼 존재하는 메탄이 얼어 만들어졌다는 점은 알려져 있었으나 순수 메탄인지 아니면 질소가 섞여 있는지. 질소가 포함돼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는 불분명했다.

메탄 얼음 산, 만들어지는 과정은 지구와 정 반대

연구팀은 메탄 얼음 산이 지구의 만년설과는 정 반대의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확인했다. 명왕성 기후 3D 시뮬레이션을 개발해 시간에 따른 대기와 표면을 관측했고 명왕성의 대기가 더 따뜻하고 높은 고도에서 더 많은 기체 메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

또 그 기체가 구름이 형성되지 않고 산 정상에서 직접적으로 포화되고 응축되어 얼어 붙게 한다는 점을 발표했다. 

먼저 지구에서는 대기 온도는 고도에 따라 감소한다. 수증기를 머금은 바람이 산기슭을 타고 올라가면서 냉각되고 응축돼 구름을 만들고 산 정상에 관설을 형성한다.

하지만 명왕성의 대기에는 더 따뜻하고 높은 고도에서 더 많은 기체 메탄이 발견됐다. 기체 메탄은 구름으로 형성되지 않고 산 정상에서 직접적으로 포화되고 응축되어 얼어 붙었다. 또 옅은 대기는 높은 곳에 몰려있는 메탄가스가 태양의 복사열을 흡수하게 만들어 고도가 높을수록 기온도 오른다. 

반면 산 밑 평지처럼 고도와 기온이 낮은 지역에는 응축이 일어날 만큼 메탄이 많지 않아 얼음이 형성되지 않았다. 또한 지구의 상승 바람과 달리 명왕성의 풍향은 산 경사면을 따라 이동하는 바람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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