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유통 업계에 거세게 부는 AR(증강현실) 바람

- 가상 피팅, 가상 메이크업 등 신기술 속속 등장

박응식 기자 승인 2019.09.26 17:00 | 최종 수정 2019.09.27 13:45 의견 0

[디지털머니=박응식 기자] 감각적인 소비가 이뤄지는 패션 뷰티 및 유통 업계에 AR(증강현실)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가상 피팅, 가상 메이크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기업들도 이런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VR(가상현실)은 이미지, 주변 배경, 객체 모두를 가상의 이미지로 만들어 보여 주는 반면, AR(증강 현실)은 추가되는 정보만 가상으로 만들어 보여준다. 증강 현실은 현실 세계의 실제 모습이 주가 된다는 점에서 가상 현실과 다르다. 

■ 입어보지 않고 옷 고른다...가상 피팅(Virtual Fitting)

 

패션기업  LF의 의류 브랜드 헤지스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 행사에서 LG전자와 함께 신개념 가상 피팅 기술을 선보였다. 

이 행사에서 LG전자는 인공지능 브랜드 LG 씽큐(ThinQ) 서비스의 하나인 '씽큐 핏'을 선보였다. '씽큐 핏'은 3D 카메라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가 옷을 입은 상태에서도 신체를 정확히 계측하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확한 신체 사이즈를 측정한다.

'씽큐 핏'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상으로 아바타를 생성하고 사용자는 아바타에 다양한 가상 의류를 입혀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옷을 실제 입어 보지 않아도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

 

국내 유통업계에도 가상피팅 서비스가 본격 도입됐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3D 가상 피팅 시스템을 이용해 옷을 입어보지 않고도 원하는 색과 소재, 디자인 등 선택이 가능한 체험형 패션디지털 매장을 최근 선보였다. 

지난 20일부터 문을 연  '위드인24' 팝업' 매장은 다음 달 3일까지 2층 더웨이브 매장에 3D 가상 디지털 피팅 시스템을 갖추고, 고객 맞춤 디자인 의상을 제작한다. 이는 올해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한국패션산업협회가 운영하는 첨단 ICT 기술이 결합된 국내 최초 체험형 패션디지털매장이다. 

■ 화장품업계에도 스마트 뷰티 바람...가상 메이크업

 

화장품 업계에도 스마트 뷰티 바람이 한창이다. 글로벌 1위 화장품기업인 로레알은 안면 매핑 기술을 활용해 여성들이 가상으로 로레알 화장품을 발라볼 수 있는 '메이크업 지니어스' 앱을 도입했다. 

온라인 채널 위주로 소비가 집중되면서 로레알은 AR을 활용한 가상 메이크업 서비스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실제로 로레알의 온라인 매출 신장률은 2017년 33.6%, 2018년 40.6%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다양한 SNS에서 가상 메이크업을 실제 화장처럼 얼굴에 입힌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AR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색조와 질감의 화장을 실제 사용자의 얼굴에 덧입힌 것인데, 실제와 비슷한 가상 메이크업 구현이 가능해지면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화장을 AR 서비스를 활용해 찾고 이를 셀카로 촬영한 것이다.

AR 가상 메이크업 솔루션은 대표적으로 에프엑스기어(FXGear)가 제공하는 ‘에프엑스메이크업(FXMakeup)’이 있다. 가상 메이크업 솔루션 에프엑스메이크업은 사용자의 얼굴에서 눈썹, 코, 입술, 얼굴 외곽선 등 68종의 요소들을 정교하게 트래킹하며, 사실적인 3D 렌더링과 AR 기술로 가상으로 화장을 덧입혀준다.

■ 안경 신발 등 AI 적용 분야 무궁무진

 

지난 7월 중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국제인공지능대전'에서는 가상 안경 피팅 쇼핑 앱 '라운즈'가 선을 보였다. 

라운즈는 국내 최고 수준의 가상피팅 앱을 통해 온라인에서도 실제와 같이 안경과 선글라스를 착용해 보고, 앱에서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안경쇼핑 플랫폼이다.

직접 안경점을 찾지 않아도 태블릿PC에 비친 내 얼굴에 수십 개의 안경을 씌워보며 마음에 드는 안경을 고를 수 있다. 고개를 양옆으로 돌리면 안경을 쓴 옆모습도 보인다. 화면 하단엔 수십 개 브랜드의 안경과 선글라스가 있어 터치 한 번으로 바꿔 쓸 수 있다. 

직접 매장에 가보지 않고도 운동화를 신어볼 수 있는 AR서비스도 나왔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스타트업 회사 ‘워너비’와 기술 협력해 스니커즈를 가상으로 착용해볼 수 있는 앱을 내놓은 것. 

앱에서 원하는 운동화를 고른 후 카메라를 자신의 발에 비추면 신발을 착용한 모습을 가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구찌 공식 온라인 스토어로 연결되는 링크를 클릭해 원하는 운동화를 곧바로 구매할 수 있는 기능까지 탑재했다.

한편, 영국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털은 2021년 AR·VR 시장 규모가 1080억달러(약 126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VR 시장은 250억달러(약 29조3000억원), AR 시장은 830억달러(약 97조2000억원)로 각각 내다봤다. AR 시장이 약 세 배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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