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 이끄는 테슬라] ① 최초의 모빌리티 데이타 기업, 어디까지 진화할까

김지성 기자 승인 2020.10.05 23:59 | 최종 수정 2020.10.06 00:27 의견 0
 

테슬라가 글로벌 증시에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 판매량에서 전 세계 자동차 수요의 1%에도 못 미치는 시장점유율을 가지고도 자동차 황제주 토요타를 넘는 시가총액을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왜 시장은 테슬라에 이토록 뜨거운 '러브콜'을 보낼까.

질문에 시원스럽게 답을 제시한 보고서가 있다. 메리츠증권의 김준성 연구원이 내놓은 ‘DATA WAR : Tesla vs. Non-Tesla’를 보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다. 해당 보고서에는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일론 머스크 CEO의 다양한 사업들이 각기 다른 측면에서 어떻게 하나 가치로 모여져 거대한 시너지를 창출해낼 준비를 하고 있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관련 보고서를 3회에 걸쳐 상세히 소개한다. <편집자주>

[디지털머니=김지성 기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가 세상을 바꾸고 있는 지금 가장 기본이 되는 데이터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미래 산업의 핵심 가치가 됐다. 연간 글로벌 데이터 발생량은 10년 전과 비교해 20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향후 10년 뒤 다시 10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가 빅테크 기업으로 일컫는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아마존 등은 시작을 서로 다르지만 비즈니스 모델은 모두 비슷한 데이터 기업화되고 있다.

이들 기업의 가치는 곧 매출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기업 가치가 폭발했다. 매출이 확대되면 진입장벽이 생기고 이러한 진입장벽은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고 이러한 속도가 더욱 높은 진입장벽을 만들어 경쟁자가 성장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게 된다.

이런 차원에서 테슬라는 지난해 말부터 급격하게 늘어난 수익률을 바탕으로 최초 모빌리티 데이터 기반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이동이 만들어내고 있는 '모빌리티 데이터' 흐름도.(자료=메리츠증권) 

이동은 인간 삶에서 매우 중요하고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영역이다. 앞서 언급한 5대 데이터 기업도 인간의 이동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인간의 이동에 대한 데이터를 완벽하게 확보하고 이를 기술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데 한계를 보였다. 이런 어려움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고 있는 기업이 바로 테슬라다.

테슬라는 자동차라는 기술 기반 플랫폼을 이용해 인간 이동에 대한 데이터를 매우 자세하면서도 명확하게 확보해 나가고 있다. 테슬라가 단순히 자동차를 몇 대를 파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자동차에서 보내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지, 차량 안에서는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 최초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미국내 학술 기관들은 데이터 기반 모빌리티 생태계 가치가 70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테슬라는 자동차 기업을 넘어 모빌리티 데이터 기반 기업을 바라보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순수전기차(BEV)의 제조와 판매는 차를 판매해 얻는 수익 실현이 목적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진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 매출 2500조 원의의 시장보다도 큰 서비스 매출 시장이 7000조 원에 이른다. 특히 자동차 제조 이익은 130조 원 정도이다. 하지만 서비스 매출의 이익 규모는 2100조 원으로 10배를 뛰어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테슬라가 자동차를 통한 이익보다는 서비스 매출을 통한 이익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산업구조의 변화가 가져올 모빌리티 시장의 변화.(자료=메리츠증권)

이런 차원에서 김준성 연구원은 테슬라를 ‘가장 비싼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닌 처음 등장한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로 정의했다.

2019년 기준 전세계 차량 판매 1위를 기록한 폭스바겐에 비해 테슬라 차량의 판매 대수는 30분의 1에 불과하다. 매출 면에서 최고를 기록한 토요타보다도 테슬라의 시가 총액이 높다.

테슬라가 단순 자동차 회사가 아닌 처음으로 등장한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이기 때문에 이런 평가가 가능한 것이다.

■ 데이터 플랫폼을 만든 기술들

지금의 테슬라로 평가될 수 있게 한 것은 기술이다.

테슬라를 구성하는 핵심 기술로는 지난 2018년 ‘모델3’를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한 집중형 아키텍처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후 테슬라는 지난해 4월 자율주행 기술인 'FSD(Full Self-Driving)'를 통신망을 통한 업데이트(OTA)를 통해 비즈니스화하면서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 상용화를 선언했다.

테슬라 성장의 단계적 기술들. (자료=메리츠증권)

이후 지난해 5월에는 스페이스X의 첫 번째 스타링크 위성을 발사해 전세계를 하나의 통신망으로 묶은 작업을 시작했다. 스타링크를 통해 전세계 테슬라 자동차와 원활한 통신을 하고 이를 통해 테슬라 자동차의 업데이트를 하겠다는 의지다.

이미 테슬라는 전세계 팔린 테슬라 자동차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통해 자율주행을 위한 딥러닝에 들어갔다. 이 과정을 통해 고도화된 FSD를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또한 차량내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구독 모델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등 데이터 기반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구체화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8월에는 실시간으로 집계되는 주행 데이터 기반으로 더욱 저렴한 테슬라 자동차 보험을 내놨다. 그리고 이 상품을 오는 11월 독일과 중국에 판매할 예정이다. 빅데이터와 AI를 통한 분석을 통해 한층 저렴한 자동차 보험 상품을 테슬라 보유자들에게 제공하며 금융 기업의 기능까지 갖추게 된다.

이렇듯 테슬라는 자동차 생산에서부터 배터리, 통신, 자율주행 AI,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충전 시설까지 모든 모빌리티의 가치를 내재화한 첫 번째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시장에서 점점 진화 성숙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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