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극 논란 니콜라 수소차 미래 불투명..한화 김동관 부사장도 흔들

김지성 기자 승인 2020.09.23 00:09 의견 0
니콜라의 수소 트럭이 도로를 질주하고 있는 홍보 영상.(자료=니콜라)

[디지털머니=김지성 기자]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니콜라가 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더구나 니콜라 창업주 트레버 밀턴(39)이 22일(현지시간) 전격 사퇴해 미국 증시는 물론 수소차 시장에 ‘니콜라 쇼크’가 현실화 하고 있다.

과연 니콜라 쇼크가 현실이 될지 아니면 테슬라가 겪어온 사기 논란과 같이 모든 논란을 잠재울 한방을 가지고 있을지 전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니콜라 수소 트럭은 사기?

지난 10일 금융분석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니콜라는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트레버 밀턴의 수십 가지 거짓말을 기반으로 세워진 사기 사례"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보고서에는 니콜라가 도로 위를 달리는 수소전기 트럭 영상을 찍기 위해 트럭을 언덕 위로 견인했다가 굴렸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일 나스닥에 상장된 니콜라는 주가가 11.33%나 하락했다. 니콜라와 제휴 관계를 맺은 GM도 5.57% 하락하는 등 자동차와 기술주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니콜라 측은 자사 주식을 공매도(주가 하락 시 이익이 발생하는 투자 방식)한 힌덴버그 측의 시세 조종 행위라고 방어에 나섰다.

이어 트럭이 움직이는 영상엔 ‘자체추진 중’, ‘동력전달장치 작동 중’이란 표현을 넣지 않았다면서 3년 전 시제품으로 찍은 영상으로 자신들을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 

■ 밀턴의 사임 충격

미 증권 당국인 SEC와 법무부가 조사에 들어가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더구나 니콜라 창업주이자 CEO 트레버 밀턴(39)은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는 등 문제가 더욱 복잡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22일 밀턴이 니콜라 CEO 자리에서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당일 니콜라의 주가는 장중 30% 폭락했다가 20%로 낙폭을 줄이며 27달러대에 머물렀다. 지난 6월 94달러까지 치솟은 고점 대비 70%가량 폭락했다.

하지만 니콜라와 협력 관계를 맺은 GM은 사기 의혹에도 불구하고 GM 부회장을 지낸 니콜라 이사 스티븐 거스키를 밀턴의 후임을 내세웠다. 수소 트럭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니콜라와의 관계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GM은 니콜라를 통해 수소 전기 트럭의 미래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것이 현실화 된다면 니콜라는 사기가 아닌 미래 유망 기업으로 다시 인식될 것이다.

■ 수소차 시대를 바라본 한화 흔들

국내 기업 가운데 니콜라에 투자한 기업으로는 한화그룹이 있다. 2년 전 한화에너지와 한화에너지가 최대 주주인 한화종합화학이 각각 5000만 달러(한화 약 580억 원)씩 총 1억 달러(약 1160억 원)를 니콜라에 투자했다.

한화솔루션 김동관 부사장. 

이 투자 과정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은 한화그룹의 미래 후계자로 자리를 잡기 위해 니콜라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니콜라의 기술력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와 창업자의 사임으로 한화는 니콜라를 통한 승계 작업에 차질을 빚게 됐다.

김승연 회장 아들 3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사 에이치솔루션은 니콜라에 투자한 비상장사 한화에너지의 지분을 100% 가지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비상장사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39.2%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 자리에 있다. 이 때문에 한화에너지와 한화 종합화학이 니콜라에 공동투자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나온 것이다.

한편, 한화솔류션는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36.05%를 가지고 있다. 한화솔류선 지분 37.25%는 지주회사인 한화가 보유하는 등 다소 복잡한 지배구조로 한화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에이치솔루션의 가치를 키워 후계 승계 자금 확보를 노렸지만 니콜라의 좌초로 이러한 절차에 차질을 빚게 됐다.

한화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른바 '서학개미'로 불린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니콜라 주식만 약 1700억 원대로 알려졌고 이미 수백억 원대 평가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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