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유사 "석유시대 끝났다"..BP, 작년 정점 지나 향후 30년 급감 예고

김지성 기자 승인 2020.09.18 17:28 | 최종 수정 2020.09.20 01:39 의견 0
세계 최대 정유회사인 BP마저도 석유시대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자료=Unsplah)

[디지털머니=김지성 기자] 석유 시대의 종말이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지구 온난화를 비롯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석유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잠시일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주요 연구 자료들에서는 앞으로 인류가 석유보다는 새로운 에너지를 특히 재생에너지를 활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에는 111년 역사의 세계 최대 정유사인 영국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석유 시대의 종말을 선언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BP는 ‘연례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향후 2050년까지 30여 년간 석유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BP는 코로나 시대를 겪기 바로 전인 2019년 석유 소비의 최대 정점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전세계 하루 석유 소비량은 1억 95만 9000배럴로 최초로 일 소비 1억 배럴을 돌파했다. 2018년에는 하루 9989만 4000배럴이 소비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향후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된다고 해도 이전 같은 석유 소비의 회복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사람들의 이동이 당분간 제한될 것이고 지구 온난화에 대한 위기감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어 전기차와 수소차와 같이 석유를 에너지원으로 쓰지 않는 이동 수단이 점차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BP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된 환경을 기반으로 2050년까지 석유 소비를 전망하며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한 ‘평상시’ 시나리오다. 코로나 시대이후 평상시로 간다고 하더라도 2030년부터 수요가 크게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 기술 발전이나 정부 정책 등이 최근과 같은 속도로 진행되더라도 석유 수요는 올해 초와 비슷한 수준에서 평탄한 곡선을 그리다가 결국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번째 전망은 ‘급격한’ 시나리오다. 급격한 시나리오는 각국 정부가 정책을 강화해 탄소 배출량이 2018년 대비 2050년 70% 감소할 것으로 본 전망이다. 이럴 경우 석유 소비는 2050년까지 50% 감소가 예상된다.

세 번째 전망은 ‘순배출 제로(Net Zero)' 시나리오다. 이 시나리오는 각국 정부 정책과 함께 사회 및 소비자 행동의 변화로 탄소 배출량이 95%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는 시나리오다. 이럴 경우 재생에너지가 모든 에너지원 중 가장 빨리 증가해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 비중이 5%인 것을 감안하면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12배나 성장하게 된다.

이런 예상을 하기 전에 BP는 석유 에너지 사업 비중을 줄여왔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분야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BP가 지난해 6월 석유화학사업부를 글로벌 화학업체 이네오스에 50억 달러(약 5조 9000억원)를 받고 매각한 것이 가장 큰 예이다. 석유화학사업부 매각으로 하루 석유 생산량을 260만 배럴에서 150만 배럴로 낮춘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대신해 미국 동부 해상에서 추진 중인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11억 달러를 투자했고, 전기차 충전소를 10년 동안 7500개에서 7만개로 늘리기로 했다.

BP 보고서와 일련의 사업 재편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주요 석유업체 가운데 석유 수요 증가의 시대가 끝났다고 말한 것은 BP가 처음이다. BP가 최근 저탄소 에너지 관련 사업 투자를 늘린 것도 이 같은 인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월 취임한 버나드 루니 BP CEO는 이미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지난달 앞으로 10년간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을 40% 줄이는 대신 저탄소 에너지 관련 사업 투자를 50억 달러(약 5조 9000억원)로 10배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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