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산불도 기후 변화의 결과..조천호 교수 "기후 위기는 현실이다"

김지성 기자 승인 2020.09.17 18:10 의견 0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을 위성에서 찍은 사진. 

[디지털머니=김지성 기자] 7개월간 이어진 호주 산불과 지금도 여전히 타고 있는 미국 서부 지역의 산불과 기후 변화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전 국립 기상과학원장인 조천호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거대해지는 산불이 기후 변화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16일 tbs 방송에 출연해 거대한 산불과 기후 위기와의 관계를 설명했다. 미국 서부의 산불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문제는 이러한 산불의 규모가 너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 산불은 자연스러운 현상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8~9월 산불은 자연이 순환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건기에 바싹 마른 낙엽 등에서 자연 발화해 산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산불 이후 새로운 숲이 생기는 것이 반복되고 그에 따라 생태계가 유지된다.

문제는 최근 일어나는 산불이 커지고 또 장기간 이어진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호주 산불은 7개월여간 지속됐고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은 한반도 1/5 크기의 면적을 태웠다. 이러한 현상은 이산화탄소 증가에 따른 지구 온난화의 결과다.

지구 평균 온도가 상승하고 그에 따라 토양에 수분 증발이 심해져 산불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호주 산불의 경우는 인도양의 온도 변화에 따른 것이다. 호주 북쪽 인도양의 기온이 내려가 호주에 비가 내리지 않았고 그 결과 숲이 건조해져 대규모 산불이 났다. 반면 아프리카 인도양은 따뜻해 많은 비가 내렸다. 그리고 메뚜기 떼가 창궐했다.

이러한 일련의 이변이 결국 기상이변에 따른 결과다.

■ 이산화탄소 뭐가 문제야

조 박사는 이러한 일련의 문제가 지구 온난화를 촉발하는 이산화탄소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지구 대기에서 이산화탄소가 차지하는 비율은 0.04%다. 화석 연료를 써서 산업화를 이룬 과거 100년 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비중은 0.01%가 증가했다.

이산화탄소 0.01%는 1초에 히로시마 원자폭탄 5발 터뜨린 정도의 열이 지구 밖으로 방출하는 것을 막는다. 이를 1일로 계산하면 하루 원자폭탄 43만 개가 터진 정도의 열이 지구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 결과 지구의 평균 온도는 100년 전에 비해 1도가 높아졌다.

엄청난 열이 지구를 데우고 있는데 이러한 열을 그나마 바다가 품고 있어 1도 정도가 올라간 것이다. 바다는 대기보다 1000배 이상의 열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구 온난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한번 뜨거워진 바다는 쉽게 식지 않는다. 어느 시점을 넘어가면 지구의 기후 변화가 급격하게 나타날 수 있다.

조 교수는 “기후 과학자들은 돌발적인 기후 위기가 갑자기 폭발하는 시점을 지구의 평균 기온이 1~2도 높아졌을 때로 본다”며 “과학적으로 내일 기후 위기가 온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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