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지구 또 다른 최악..자연재해 광풍에 과학자들 "미래가 두렵다"

이성주 기자 승인 2020.09.16 16:52 의견 0
자연재해 이미지. (자료=PIXABAY)

[디지털머니=이성주 기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10년 후 우리는 그 이상의 그리움으로 '오늘'을 회상하게 될 것이다. 계속되는 자연재해 광풍 속에 '오늘'이 지구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되리라는 의미다.

기후 과학자들은 9일(현지시간) 올해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덮친 가뭄과 대형 화재, 54.4℃를 기록한 데스밸리의 이상 고온, 한국과 일본을 강타한 태풍을 뛰어넘는 자연재해가 발생하리라 전망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 2020년이 좋은 시절이었다

기후 과학자들은 "10년 뒤엔 올해가 '좋은 시절이었다'며 그리워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킴 콥 조지아 공대 기후학자는 "상황이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면서 "(자연재해가) 상상력에 도전하는 수준이다. 2020년의 기후학자로서 미래를 아는 것조차 두렵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러한 자연재해는 10~20년 전부터 예견된 것이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연이은 재난을 맞이하고 있다"며 2030년대는 지금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구를 덮치는 자연재해는 30년 내로 지금의 2배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조너선 오버펙 미시간대 환경학 학장이 "기후 변화로 대기가 달궈지면서 30년 내로 지금의 2배의 달하는 자연재해가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노스캐롤라이나주 소속 기후학자인 캐시 델로는 다가올 자연재해에 대해 "10년 전부터 늘 해왔던 얘기"라면서도 지금 벌어지는 자연재해의 규모는 당시에 가늠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도심이 오렌지색 스모그로 가득차 있다. (자료=EPA)

■ 캘리포니아의 화재, 기후 변화의 직접적인 증거

과학자들은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화재와 폭염이 기후변화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직 미 항공우주국(NASA) 수석 과학자인 왈리드 압달라티 콜로라도대학교 환경과학과 학장은 "화석연료의 연소가 기후변화나 재해를 악화시킨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총장은 "더 많은 열을 대기에 가두었기 때문에 이러한 기상 현상에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열대성 폭풍의 세력을 키울 뿐만 아니라 일부 지역에는 가뭄으로 또 다른 지역에는 폭우로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조너선 오버펙 미시간대 환경학 학장은 "현재 나타난 일부 자연재해는 온난화와 직접적으로 관련지을 수 없다"면서도 시간이 흐르면서 '큰 그림'을 살펴보면 대기에 갇힌 열에너지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 기후변화 대응, 금융 당국 긴급 조치 필요해

로이터 통신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문위원회가 금융 당국의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미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와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이 나서야 한다는 것.

196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에는 기후변화의 물리적 여파가 이미 미국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배출가스 제로' 체질 개선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최근 잦아진 산불과 허리케인으로 위험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 자산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미 코로나19 사태로 가계와 기업, 정부의 유동성이 줄어 경제가 취약해졌다. 

또 보고서는 의회가 기업과 시장의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할 수 있도록 탄소세를 무겁게 책정하고 연준 등 금융당국은 지방자치단체나 기업 자산 매입 시 '기후 위기'를 부채 항목에 포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제안사항 중에는 기업이 배출가스 공개를 의무화하고 은행은 기후 관련 금융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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