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우주] 우주자원 소유권 경쟁 포문 열까..NASA, 달 토양샘플 원해

이성주 기자 승인 2020.09.15 00:51 | 최종 수정 2020.09.15 08:42 의견 0
달 착륙 관련 이미지. (자료=pixabay)

[디지털머니=이성주 기자] 우주자원 소유권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인류의 새로운 터전을 꿈꾸고 우주 탐사에 나서는 걸음에 이어 우주 자원에 대한 거래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 

최근 나사(NASA·미 항공 우주국)은 민간 기업이 달에서 채취한 토양 생픔을 구입하겠다고 나섰다. 달 어디든 50~500g의 원석이나 레골리스(표토)를 채취한 것을 입증하면 매입한다는 입장이다.

■ 달 토양샘플 가격은 얼마? 1만 5000달러 넘어

기술·과학 전문매체 '버지'(The Verge)와 외신 등에 따르면 나사가 제시한 금액은 1만5000달러에서 2만 5000달러로 전해졌다. 한화로는 1775만원에서 3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나사는 입찰에 참여한 기업에 선수금 조로 20%를 주고 나머지는 토양 샘플을 건넨 뒤에 받을 수 있게 한다는 입장이다. 적은 돈은 아니지만 달에 우주선을 보내는데 수백만달러의 비용이 들어가는 점을 고려한다면 터무니 없는 조건이라는 지적도 함께 보도됐다.

짐 브라이든스타인 나사 국장의 글. (자료=트위터)

■ 가격 보다 중요한 '우주자원 소유권' 선례 확립

나사의 달 토양 샘플 구입에는 '우주자원 소유권' 선례를 남기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민간기업이 달에서 채취한 토양 샘플을 NASA가 매입하면 달에서 채취한 자원에 대한 기업의 소유권을 인정하고 첫 거래를 하는 셈이기 때문. 이를 통해 달을 비롯한 우주 자원에 대한 민간기업의 소유권 인정과 시장화를 공식화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짐 브라이든스타인 나사 국장 또한 트위터에 "NASA는 민간 제공업체로부터 달 토양을 매입할 것이다. 우주자원을 개발하고 거래하는 규정에 대한 확실성을 정립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나사의 국제홍보 담당 책임자인 마이크 골드 또한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달에 첫발을 딛은 닐 암스트롱의 말을 인용해 "이는 우주 자원을 향한 작은 한 걸음이지만 관련 정책과 선례의 거대한 도약"이라고 밝혔다.

■ 미국 "민간 기업 채취시 소유권" 중국과 러시아 반대 목소리

미국은 지난 2015년부터 국내 입법과 대통령 행정명령 등으로 민간기업이 우주에서 자원을 채취하면 소유권을 가질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오고 있다. 하지만 우주 자원 소유권 경쟁은 쉽게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967년에 체결된 '외기권 우주조약'은 달과 천체가 "주권 주장, 이용 또는 점유, 기타 방식으로 국가의 전유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민간 기업의 우주 광물 채취와 소유권 등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규정이 없다.

아울러 룩셈부르크를 비롯한 몇몇 나라가 우주광물 채취 민간기업의 소유권 인정에 찬성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미국의 우주개발 경쟁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반대하는 상황이다.

인류최초로 달의 뒷면에 우주선을 착륙시키고 화성 탐사선을 발사하는 등 우주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중국은 반대 입장이 다소 누그러졌다. 그러나 러시아는 드미트리 로고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이 이 같은 미국의 정책을 ‘이라크 침공’에 비유하면서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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