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vs 에픽게임즈 세기의 소송..수수료는 구실 반독점 문제가 핵심

김지성 기자 승인 2020.08.27 00:15 | 최종 수정 2020.08.28 16:04 의견 0
 

[디지털머니=김지성 기자] 애플과 구글 그리고 에픽게임즈간 세기의 소송전이 시작됐다.

26일 업계와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이 에픽게임즈의 개발자 계정을 접근을 막자 에픽게임즈가 애플 개발자 계정 차단을 중단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그리고 에픽게임즈의 가처분 소송이 일부 받아들여졌다.

에픽게임즈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애플 플랫폼 개발 도구에 대한 에픽게임즈의 접근 권한 차단 금지 ▲앱스토어에서 삭제된 포트나이트 복구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25일(현지시간) 개발 도구에 대한 접근 권한 차단 금지는 받아들들였다. 하지만 포트나이트 앱 복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가처분 신청을 시작으로 양사는 본안에서 서로의 입장을 주장하며 다투게 된다.

■ 문제의 시작은 앱스토어 수수료 30%

애플과 구글을 상대로 에픽게임즈가 소송전을 펼치게 된 것은 표면적으로는 30%의 수수료 때문이다.

애플과 구글의 앱스토어를 통해 다운로드받은 게임 콘텐츠 매출의 30%는 수수료 명목으로 애플과 구글이 가져간다.

에픽게임즈는 이러한 수수료 정책에 반대하며 ‘포트나이트’ 모바일 버전을 애플과 구글의 앱스토어에 등록하지 않고 자체 유통망을 통해 다운로드 받게 했다. PC 버전에서 워낙 큰 인기를 얻은 게임이어서 서비스 초반 이런 정책은 별다른 문제점이 없었다.

하지만 에픽게임즈는 올해 3월 이러한 정책에 변화를 줬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포트나이트를 출시한 것. 초반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에픽게임즈가 결국 애플과 구글의 수수료 30% 정책에 적응해 가는 듯했다.

그런데 결국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13일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에 자체 결제시스템을 추가한 것. 이에 애플과 구글은 포트나이트를 각사 앱스토어에서 차단했다.

안드로이드 마켓은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다른 마켓을 통해 관련 앱을 다운받을 수 있다. 문제는 애플의 아이폰에 게임물을 유통하고자 하면 애플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에픽게임즈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애플과 구글을 고소했다. 에픽게임즈는 소장에 양사가 독점 금지법에 위배했다고 주장했다.

■ 에픽게임즈 애플 집중 공략

에픽게임즈의 소송은 구글보다는 애플을 겨냥하고 있다. 애플은 포트나이트를 넘어서 언리얼 엔진에 대한 문제까지 더해진다.

에픽게임즈는 게임 포트나이트 이외에 게임 개발을 하는 언리얼엔진을 개발 서비스하는 회사다. 상당수 게임 개발사들이 이 엔진으로 게임을 만들었다.

그런데 애플이 오는 28일 iOS와 맥 개발 도구에 접근할 수 있는 자사 개발자 계정을 차단할 예정이라 통보했다. 이렇게 되면 게임 개발 엔진 접근 권한이 없어져 애플 앱스토어에서 유통되는 언리얼엔진 기반 다른 개발사 게임 앱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계정 차단으로 게임엔진 업데이트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국내 게이머들이 주로 즐기는 모바일 ‘리니지’ 시리즈를 비롯해 넥슨의 ‘V4’와 같은 높은 사양의 게임들을 제대로 즐길 수 없게 된다.

이에 에픽게임즈는 가처분 신청을 했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내며 게임엔진 서비스는 지속할 수 있게 됐다.

■ 문제는 독과점 유무

에픽게임즈와 애플·구글의 갈등은 앱스토어 수수료 30%다. 하지만 깊은 부분을 보면 결국 독과점의 문제다. 다른 게임 플랫폼도 25%나 30%의 수수료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다른 플랫폼은 해당 플랫폼을 대체할 플랫폼이 존재한다.

그런데 애플은 이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애플을 통하지 않고서는 아이폰에 접근을 할 수 없다. 에픽게임즈가 가장 문제를 삼고 있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에픽게임즈를 응원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에픽게임즈의 행동을 응원하며 해시태그 운동에 동참하는가 하면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도 에픽게임즈의 행보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한국 정부를 비롯해 각국 정부에서도 앱 마켓 수수료 문제와 관련해 실태 조사에 나서고 있다.

에픽게임즈의 애플은 치열한 법리다툼이 예상된다. 그리고 이 법리 다툼을 전세계 게임 개발자들은 물론 앱 개발자들이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게임 개발사는 물론 앱 개발사들은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애플과 구글 앱스토어 정책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응할 수밖에 없었다. 에픽게임즈가 받을 판결 결과에 따라 그들이 생각해왔던 불합리함이 조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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