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는 어떻게 코로나 바이러스의 주범이 됐나..'돌연변이'가 인간도 감염시켜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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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9 17:37 | 최종 수정 2020.09.1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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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자료=픽사베이)
[디지털머니=김지성 기자]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당시 박쥐가 이 병을 인간에게 옮겼을 것이라는 가설이 힘을 얻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예상하기라도 한 듯한 영화 ‘컨테이젼’에도 박쥐가 먹던 바나나를 돼지가 먹었고 이 돼지를 손질한 요리사와 악수를 나눈 영화 속 주인공(기네스 팰트로)이 첫 시발점이 돼 전세계를 바이러스 공포에 몰아넣는다.
왜 이렇듯 박쥐는 인체에 바이러스를 옮기는 주체로 생각되는 것일까.
2003년 중국을 바이러스 공포로 몰아넣은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을 비롯해 2012~2015년 한국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이 박쥐로부터 인간에게 전파됐다고 알려진다.
과학자들은 사스는 관박쥐, 메르스는 이집트무덤박쥐가 주요 감염원이라고 지적한다. 아직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중국이 주요 서식지인 관박쥐가 유력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박쥐는 종이 다양하기로 유명하다. 전세계적으로 1000여 종이 있다. 전체 포유류 종 가운데 20%가 박쥐이다. 박쥐보다 더 종이 다양한 포유류는 쥐로 대표되는 설치류다.
박쥐가 인간에게 옮기는 바이러스의 감염원이 되는 것은 종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종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질병과 환경에 적응을 잘한다는 것. 몸에 다양한 바이러스가 있어도 생존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미국 환경보건연구기관 에코헬스얼라이언스의 피터 다스작 대표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박쥐류는 156종의 사람과 동물이 공유하는 인수공통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다. 이는 183종을 지닌 설치류 다음으로 많다. 마치 날아다니는 쥐와 같은 역할을 한다.
박쥐가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몸에 바이러스가 침입해도 반응을 하지 않는 독특한 면역 체계 때문이다.
사람을 비롯해 일반 동물에게는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이를 이겨내기 위해 열이 오른다. 바이러스가 고온에 취약하기 때문에 열로 이를 막아내는 것이다. 그런데 박쥐는 이러한 반응이 없다. 바이러스를 대항해 죽이지 않고 몸에서 키우는 공생관계를 이룬다. 이를 통해 박쥐에서 배양된 바이러스가 다른 동물이나 사람에게 전파가 되기 쉽다.
바이러스 대부분은 인류에게 옮겨가지 않는다. 하지만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사람에게도 옮을 수 있는 인수공통 바이러스가 된다. 사스와 에볼라, 메르스, 코로나19가 이러한 바이러스의 전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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