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자산업 감소세 전환..미·중 무역분쟁, 한·일 갈등 등 복합 작용

김정태 기자 승인 2020.08.13 11:34 | 최종 수정 2020.09.13 14:24 의견 0
'최근 10년 간 전자산업 수급동향' (자료=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디지털머니=김정태 기자] 우리나라 전자산업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2.5% 성장하다가 2018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유·무선 통신기기 등의 생산 감소 영향으로 전년대비 감소세로 전환됐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 한·일 갈등, 글로벌 IT 수요 부진과 생산시설 해외이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 작년 생산, 내수, 수출이 모두 전년보다 감소, 수입만 증가

13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발간한 '최근 10년 간 전자산업 수급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 내수, 수출이 모두 전년보다 감소하고 수입만 증가했다.

전자산업의 생산은 최근 10년 간 연평균 2.5% 증가했고 2018년에 367조9000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12.5% 감소한 321조9000억원이었다.

품목별로 보면 전자부품(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생산은 2018년 238조250억원에서 지난해 196조원3110억원으로 17.5% 감소했다.

스마트폰 등 통신·방송기기 생산은 41조5700억원에서 39조7000억원으로 4.5%, 가전제품 생산은 33조6600억원에서 32조4300억원으로 3.7% 각각 줄었다.

전자제품 생산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33.7%에서 지난해 55.4%로 커졌고, 디스플레이 비중은 48.4%에서 29.5%로 감소했다.

내수는 최근 10년 간 연 평균 3.2% 증가해 왔고 2018년 243조3000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전 제품군 내수가 전년보다 0.5% 감소한 242조원이었다.

또한 내수 시장에서 외국산 제품의 점유율이 2009년 44.8%에서 지난해 52.2%로 증가하며 국산 제품을 넘어섰다.

수출 역시 연 평균 3.9% 증가해 2018년 2203억4000만달러(약 260조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1768억8000만달러(약 209조원)으로 내려앉았다. 전년 대비 감소폭은 3.9%다.

전체 생산 대비 수출 비중은 2009년 61.3%에서 지난해 64.1%로 소폭 증가했다.

수입은 10년 간 연 평균 5.7% 늘어왔다. 지난해 수입은 전년보다 1.2% 증가한 1천83억6천만달러(약 128조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무역수지는 2009년에는 1억1000만달러 적자였다. 그후 2010년부터 흑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34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자부품 주요품목 생산규모 추이' (자료=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 평판디스플레이 감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두자릿수 급증

최근 10년간 분야별 주요품목 동향을 보면 전자부품 생산은 평판디스플레이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의 두자릿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체 생산은 연평균 4.8% 증가했다. 전자부품의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반도체가 33.7%에서 55.4%로 크게 늘고 PCB가 6.2%에서 6.4%로 소폭 증가했다. 

이에 비해 평판디스플레이는 48.4%에서 29.5%, 수동부품 4.6%에서 3.4%, 접속부품(기구부품) 5.2%에서 3.7%로 대부분 줄었다.

평판디스플레이 수출은 감소했지만 전체 전자부품 수출은 반도체의 두자릿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연평균 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전자부품 수입도 반도체 및 수동부품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연평균 4.6% 늘었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 생산은 데스크탑PC 및 프린터 등의 감소에도 최대 생산품목인 보조기억장치 등의 증가 영향으로 전체 생산은 연평균 1.6% 증가했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 수입도 평판모니터 및 저장매체 등이 감소한데 비해 노트PC 및 프린터 등의 증가 영향으로 연평균 3.4% 증가했다.

다만 통신 및 방송기기 전체 생산은 최대생산 품목인 휴대폰(휴대용단말기) 및 유선통신기기 등의 감소 영향으로 연평균 5.4% 감소했다.

가전제품 전체 생산은 연평균 0.7% 소폭 증가했다. 가전제품 전체 수출이 연평균 0.9% 감소한 가운데 전체 수입은 연평균 9.3% 증가했다. 

KEA 측은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생산에서 차지하는 수출비중이 2009년 61.3%에서 2019년에는 64.1%로 증가하는 등 글로벌 시장진출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디지털 세상을 읽는 미디어 ⓒ디지털머니 | 재배포할 때에는 출처를 표기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