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우주] "소원을 말해봐" 별똥별인 줄 알았더니 우주 쓰레기

이성주 기자 승인 2020.06.04 10:40 의견 0
우주 쓰레기 청소 로봇 (자료=ESA)

[디지털머니=이성주 기자] 별똥별은 소원을 들어준다는 설화가 있다. 때문에 사람들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별에 두 손을 꼭 잡고 기도를 한다.

하지만 정성스레 소원을 전한 별똥별이 사실 우주쓰레기였다면? 

아름다운 밤하늘 우주쇼가 심각한 환경 문제로 뒤바뀐다.

지난달 22일  호주 빅토리아와 태즈매니아 주에서는 흔치 않은 우주쇼가 일어났다. 밝게 빛나는 물체가 밤하늘에 나타나 지상으로 낙하한 것. 이를 목격한 사람들은 별똥별, 유성을 인증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빅토리안 스톰 체이서’(Victorian Storm Chasers)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려진 `유성 목격'(meteor sighting)이라는 영상은 상당한 조회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불빛의 정체는 별똥별이 아니었다. 이날 쏘아올린 러시아 로켓이 대기에 진입하면서 잔해가 공기 입자들과 부딪혀 불꽃을 내 별똥별과 같이 보였던 것이다. 

가디언은 "별똥별의 정체는 우주쓰레기였다"고 보도했다. 빅토리아천문학회의 페리 블라호스 부대표도 "우주쓰레기, 로켓 잔해가 라이트 쇼의 정체였다"라고 말했다.

로켓 잔해는 낙하 속도가 느리고 각도도 가파르지 않았다. 상당한 양이 낙하 도중에 타서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상 충돌 위험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이슈는 우주쓰레기에 대해 많은 관심을 불러모았다. 현재 미 공군이 추적하는 우주쓰레기(지름 10㎝ 이상)는 2만2300여개에 이른다. 인공위성이나 로켓 등의 파편은 우주쓰레기가 돼 지구를 둘러싸고 있다.

유럽우주국(ESA:European Space agency)의 지난 2월 발표에 따르면 지름 10㎝ 이상인 파편은 3만4000개이고 지름이 1㎝에서 10㎝ 사이인 파편은 90만 개에 이른다. 그리고 지름이 1㎜에서 1㎝ 사이의 파편은 1억2800만 개에 달한다. 이 때문에 많은 천문학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우주쓰레기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우주쓰레기로 인한 또다른 문제는 파편의 표면이 태양광을 반사해 지구를 향해 강한 직사광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 빛은 별의 미약한 빛보다 훨씬 더 강해 천체를 관측하는 임무를 방해한다. 아울러 위성 파편은 위성 본체와 유인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 비행사들에게도 위험이 된다. 파편은 그냥 떠 있을 뿐이지만 실제로는 초당 3~10㎞의 고속으로 이동한다.

우주쓰레기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오는 2025년 각종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로봇을 발사할 예정이다. '클리어스페이스(ClearSpace)-1'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로 지난 2013년 발사한 소형 위성의 폐기물 등을 청소한다는 계획이다. 클리어 스페이스는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자신과 우주 쓰레기를 다 연소한다.

뿐만 아니라 스페이스 X는 우주쓰레기 수거를 위한 실험용 청소 위성을 지난 2018년 로켓에 탑재해 발사하기도 했다. 일본 우주개발 기업인 아스트로스케일은 자석을 이용해 우주쓰레기를 끌어오는 청소위성을 올해 쏘아올린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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