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여섯번째 대멸종 진행중"..美 연구팀 "육지 척추동물 500여종 위기 직면"

김샛별 기자 승인 2020.06.03 17:49 의견 0
80여마리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 종 '수마트라 코뿔소'. (자료=Mongabay)

[디지털머니=김샛별 기자] 지구상에서 여섯번째 대멸종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3일 CNN,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폴 에를리히 미국 스텐퍼드대 교수와 제라르도 케발로스 국립멕시코자치대 생태학연구소 박사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미국립과학회보'(PNAS)를 통해 향후 20년 안에 육지 척추동물 500여종이 멸종할 위기에 놓여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6번째 대멸종 속도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결국 생태계 기능을 파괴해 인류 행복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남은 개체 수가 1000마리 미만으로 멸종 직전에 놓인 육지 척추동물은 전체 종의 1.7%인 515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마트라코뿔소, 에스파뇰라 코끼리거북, 할리퀸개구리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중 절반은 250마리 미만이 남아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열대, 아열대 지역에 서식하고 있다. 77종은 전체 개체 수의 94%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멸종이 멸종을 낳는다"며 "한 종이 사라지면 같은 생태계에 있는 다른 종의 개체 수가 동시에 줄어드는 도미노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생물 다양성 보전이 인류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서도 시급하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은 생태계 파괴의 위험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서식지 파괴, 야생 동물 거래, 환경 오염, 기후 위기 등이 시급이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폴 에를리히 교수는 "인류가 다른 생물을 멸종시키는 것은 자기들이 앉아있는 나뭇가지를 톱으로 잘라내고 자신의 생명유지장치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각국 정부와 기관들이 생물 멸종 사태를 국가적, 지구적 비상사태로 간주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케발로스 박사는 "우리는 자연이 제공해온 많은 서비스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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