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우주] 태양 탄생 비밀 찾을까..별 생성 촉발한다는 은하 충돌 연구

이성주 기자 승인 2020.05.27 17:57 의견 0
왜소 위성 은하 사지타리우스(각 이지미 황색점)의 우리은하 원반 충돌. (자료=ESA)

[디지털머니=이성주 기자] 태양의 탄생 방법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리 은하와 우리 은하를 돌고 있는 왜소 위성 은하가 충돌한 것이 원인이라는 것.

스페인 카나리아 천체물리학연구소(IAC)의 토마스 루이스-라라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우리 은하의 별 지도를 작성해온 유럽우주국(ESA)의 가이아 위성 자료를 분석해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지타리우스 은하의 충돌이 우리 은하의 별 생성을 촉발했을 수 있다는 것. 해당 연구는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 최신호에 게재됐다.

사지타리우스 은하는 1990년대에 우리 은하를 도는 것이 확인된 은하다. 지난 60억년간 우리 은하의 중력에 끌려들면서 은하 원반에 세 차례 이상 충돌한 것으로 연구돼 있다.

계속된 충돌은 우리 은하 내 별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사지타리우스 은하보다 1만배가 더 큰 우리 은하의 나선 구조도 이런 충돌의 결과물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이미 나와 있는 상태다.

루이스-라라 박사 연구팀은 여기에 더해 사지타리우스 은하의 충돌이 우리 은하 내 가스와 먼지 구름에 물결과 같은 파장을 일으켜 별 생성도 촉발했을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루이스-라라 박사 연구팀은 태양 주변 6500광년 안에 있는 항성 수 천 만개의 광도와 거리, 색깔 등을 분석했다. 나아가 별 생성이 급증한 시기를 파악한 뒤 사지타리우스 은하 궤도 시뮬레이션 결과와 비교했다.

그 결과 사지타리우스가 우리 은하와 적어도 세 차례 충돌하면서 만든 파장이 별 생성을 촉발했다는 연구 결과에 도달했다. 사지타리우스가 우리 은하의 원반을 지나가고 충돌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와 별 생성이 절정에 달한 시기가 일치했기 때문. 연구팀은 이 중 하나가 약 47억년 전 태양을 형성한 때와 대략 일치한다고 밝혔다.

라라 박사는  "우리 은하는 초기 다른 은하 합병으로 촉발된 격렬한 별 생성기 이후 균형 상태를 유지하고 지속해서 별을 만들었다. 하지만 사지타리우스 은하가 충돌하면서 이런 균형이 깨지며 정체된 가스와 먼지에 물결과 같은 파장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IAC의 카르메 갈라르트 박사는 "사지타리우스 은하가 우리 은하의 구조를 결정짓고 별의 움직임에 영향을 줬을 뿐만 아니라 우리 은하의 덩치를 키우는 역할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은하가 가진 별의 질량 중 상당 부분이 사지타리우스와의 상호작용 덕에 형성됐으며 그런 작용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지타리우스가 중력에 붙잡혀 우리 은하 원반에 충돌하지 않았다면 극단적으로 말해 태양이 만들어지지 않고 그래서 지구도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 태양 또한 사지타리우스 은하가 우리 은하 원반을 처음 통과해 지나간 뒤 별이 생성될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갈라르트 박사는 "사지타리우스 영향으로 특정 가스와 먼지 구름이 응집해 태양을 만들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는 태양의 나이가 사지타리우스 영향의 결과로 형성된 별과 일치하기 때문에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디지털 세상을 읽는 미디어 ⓒ디지털머니 | 재배포할 때에는 출처를 표기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