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우주] 빅뱅 이후 15억년 만의 출현..대형 회전 원반은하 관측

이성주 기자 승인 2020.05.23 19:15 | 최종 수정 2020.05.23 19:17 의견 0
초기 우주에서 관측된 대형 회전 원반은하 '울프 디스크' 상상도. 왼쪽 상단은 울프 디스크 확인의 단초가 된 퀘이사를 나타낸 것이다. (자료=NRAO/AUI/NSF, S. Dagnello)

[디지털머니=이성주 기자] 우리 은하처럼 덩치가 큰 회전 원반 은하가 처음으로 관측됐다.

23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따르면 미국 국립전파천문대(NRAO)와 독일 막스 플랑크 천문학연구소(MPIA)의 마르첼 넬레만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빅뱅 이후 15억년밖에 안 된 시점에서 관측된 'DLA0817g'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발견된 은하는 미국 천문학자 아서 M. 울프의 이름을 따 '울프 디스크'로 불린다. 지금까지 관측된 회전 원반 운하 중 가장 멀리 있는 천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울프디스크 관측에는 3가지 망원경이 쓰여졌다. 먼저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전파망원경 배열인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집합체'(ALMA)다. 이어 고감도 전파망원경 칼 G. 잰스키 초대형 배열(VLA), 허블 우주망원경을 이용했다.

순서는 먼저 ALMA를 통해 은하의 움직임과 은하 내 가스·먼지 질량을 측정했다. 이어 VLA와 허블 망원경을 이용해서는 별 형성 물질과 대형 별 등을 관측했다.

결과적으로 연구팀은 울프 디스크가 우리 은하처럼 초당 272㎞ 속도로 회전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불어 700억개의 별에 달하는 질량을 갖고 있으면서도 우리 은하보다 10배가 넘는 속도로 별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무엇보다 주변 은하를 합병하느라 어수선했던 다른 초기 은하들과는 달리 질서 정연한 대형 회전 원반 은하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넬레만 박사는 "초기 우주에서 발견된 은하들은 대부분 지속적이고 종종 폭력적인 합병을 거치느라 열차 사고 현장처럼 어수선해 보였다"면서 "이런 격렬한 합병은 우리가 관측한 것 같은 질서정연한 회전 원반 은하를 구축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은하 형성모델은 은하가 잘 정돈된 원반 형태를 갖추려면 빅뱅 이후 60억년은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제시해왔다. 이번 발견은 빅뱅 이후 15억 년 만의 출현이라는 평가다.

연구팀은 퀘이사-은하- 지구 순으로 일직선 위에 위치하는 것이 흔하지 않은데도 이런 방식으로 울프 디스크의 존재가 확인됐다는 것은 초기 우주에 이런 형태의 은하가 드물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향후 연구팀은 추가 관측을 통해 비슷한 은하를 더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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