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도 '블록체인 시대' 다가온다..환자 기록 일원화, 처방전·수기 장부 사라질 듯

김동호 기자 승인 2020.05.19 15:09 | 최종 수정 2020.05.19 16:02 의견 0
디지털화된 병원 차트의 예 (자료=픽사베이)

[디지털머니=김동호 기자] 국내 의료 분야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등 의학 선진국에서는 이미 원활한 환자 관리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이 갈수록 다양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환자 진료 기록 일원화되는 것은 물론, 처방전 수기 발부·회계 장부 등 전통적인 병·의원 관리 시스템이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19일 국내·외 의공학계에 따르면 아직 국내 의료 분야에서의 전반적인 블록체인 도입은 아직까지 요원하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치료 계획을 세우거나 향후 치료 효과 등을 예측하는 정도다. 지방자치단체가 개별적으로 의료 솔루션을 도입하는 단계다. 하지만 발전의 여지는 충분하다는 게 학계와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전자의무기록(EHR)을 활용해 의료기록을 공유하기 위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의무기록을 디지털화를 통한 표준화가 상당한 수준에서 도입중이다. 이를 토대로 다수의 병원들이 데이터를 공유하고 블록체인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물론 아직 전면적인 블록체인화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늘면서 의료산업의 범위가 크게 확장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약국을 가면 처방전이 있어야 약을 받을 수 있다. 병원과 약국이 서로 환자의 이력을 공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병원도 매번 같은 곳을 가지 않는 이상 자신의 의무기록을 따로 준비해야 중복 치료를 막을 수 있다.  

머지않아 환자 데이터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관리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을 통해 의사가 손쉽게 환자의 의료기록 열람하고 필요한 치료와 처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공동 연구나 임상 평가 등을 통해 치료 효과도 높일 수도 있다.

응급 상황에서는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환자가 의식이 없을 경우 특정 약물에 대한 알레르기나 수술 이력, 과거 병력 등을 모르면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블록체인 상에서의 데이터 조회를 통해 의료진은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다. 물론 의료진이 환자 기록을 조회하면 해당 기록 역시 장부상에 남게 된다. 

블록체인의 장점 중 하나는 보안이다. 때문에 의료 기록을 임의로 수정할 수 없다. 금융기록을 임의로 위조하거나 변조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필요에 따라 의료기록을 수정할 경우 이 역시 시간과 내용 등이 모두 함께 기록된다.

환자 개인적으로도 자신의 의료기록을 주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현재는 치료받은 병원에서 의무기록을 받아도 다른 병원을 방문하면 해당 병원에서 의무기록을 따로 떼야 한다. 이런 번거로움이 사라지는 셈이다. 모든 기록이 장부에 기록할 수 있어서다. 병원과 약국의 기록이 통합되면 처방에 대한 기록도 모두 '원스톱 시스템'으로 관리할 수 있다. 

국내 대형의료원 관계자는 "블록체인을 도입해 환자 관리가 용이해지고 결과적으로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면 이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원칙적으로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다만 "병의원 간에 현실적인 이해관계도 있는 만큼 도입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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