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콘택트렌즈처럼 눈에 끼우기만 하면 당뇨 진단과 치료는 물론 AR 구현까지 가능한 스마트 콘택트렌즈가 웨어러블 의료기기로 각광받고 있다. (자료=픽사베이)
[디지털머니=최인영 기자] 인체를 대신하는 각종 스마트 기기가 속속 출연하고 있다.
불편하게 몸에 지니지 않아도 눈에 한번 넣으면 당뇨 진단이나 증강현실(AR)을 경험할 수 있는 렌즈가 개발됐다. 일반 콘택트렌즈처럼 눈에 끼우기만 하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콘택트렌즈가 AR글라스를 대신한다. 렌즈에 초소형 칩을 넣어 상대의 얼굴이나 주변 정보를 습득한다.
지난 2018년 구글이 헬스케어용 스마트 콘택트렌즈 개발 포기를 선언한 것이 웨어러블 의료기기 시장에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 세계 최초 체혈 없이 당뇨 진단하는 '콘택트렌즈'
피를 뽑지 않고도 당 농도를 측정하고 약물 치료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국내 한 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당뇨 진단용 콘텍트렌즈 덕분이다.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한세광 교수와 전자전기공학과 심재윤 교수 연구진은 전기 신호로 당뇨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무선 구동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현재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 단계에 있다.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눈물 속 포도당 농도를 측정하는 센서를 장착하고 있다. 측정한 포도당 수치는 컴퓨터로 즉시 전달한다. 당 수치가 높으면 컴퓨터가 약물 방출 신호를 렌즈에 보낸다. 렌즈는 전기 신호로 약물을 방출해 당뇨병 치료를 돕는다.
이 렌즈는 착용자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고분자 물질로 만든다. 렌즈에 있는 약물 저장소의 문은 금으로 만든다. 약물 방출 신호를 받으면 전류가 흐르면서 금을 녹여 약물을 내보내도록 한 것이다.
연구진이 당뇨병을 앓는 토끼에 실험한 결과 스마트 콘택트렌즈로 측정한 눈물 속 당 농도와 피를 뽑아 당 측정기로 분석한 당 수치는 일치했다. 스마트 콘택트렌즈가 방출한 약물로는 당뇨 망막 병증 치료도 할 수 있었다.
당뇨병은 한번 발병하면 현대 의학으로는 병 자체를 없애지 못한다. 이 같은 특성으로 당뇨병은 ‘불멸의 질병’으로 불린다. 당뇨병 환자는 평생 혈당수치를 재고 혈당 조절 인슐린을 맞아야 한다.
연구진은 스마트 콘택트렌즈가 방출한 전기 자극으로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과 같은 뇌질환이나 우을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도 치료할 수 있도록 연구를 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빛으로 당뇨를 진단하는 ‘스마트 포토닉 콘택트렌즈’를 포스텍 한세광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진이 공개했다. 각막과 눈꺼풀 안쪽에 있는 혈관의 당 농도를 근적외선 빛으로 실시간 분석한다. 당뇨 진단은 물론 당뇨성 망막질환도 파악할 수 있다.
이 렌즈를 착용하면 혈당을 실시간으로 모니티링 할 수 있뿐 아니라 당뇨성 망막증 치료도 할 수 있다. 연구진이 동물에게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한 달간 착용시킨 결과 망막 신생혈관 생성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눈물 속 당 농도로 당뇨를 진단하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기술은 우리가 세계 최초다.
■ 장치 없이 구현하는 '증강현실'
안경처럼 생긴 AR글라스나 스마트폰 같은 장치가 없어도 증강현실(AR)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눈에 끼우기만 하면 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모조비전(Mojo Vision)’은 증강현실을 구현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시제품을 28일 공개했다. 일반 콘택트렌즈처럼 눈에 넣으면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렌즈에는 초소형 LED(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칩이 들어 있다. 디스플레이는 인치(in)당 1만4000개의 픽셀을 담고 있다.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11의 경우 인치당 326개의 픽셀을 담고 있다.
또한 렌즈에는 이미지 센서, 무선 주파수 장치 등도 탑재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주변 기기의 도움 없이도 얼굴을 인식하거나 주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모조비전의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구글·페이스북 등이 개발하고 있는 AR글라스와 함께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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