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우주] 두 번째 지구는 어디..'케플러-1469c' 은하 가능성을 열다

이성주 기자 승인 2020.04.17 16:14 | 최종 수정 2020.04.17 16:32 의견 0
케플러-1649c 행성 표면 상상도 (자료=NASA)

[디지털머니=이성주 기자] 지구의 자원이 고갈되고 환경이 파괴되면 인류는 어디로 가야할 까. 지구와 같은 환경을 갖춘 행성에 우리와 다른 외계인이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류는 이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 지구와 유사한 행성을 찾고 있다. 

그 결실이 나왔다. 지구와 유사한 환경의 행성이 새롭게 발견됐다. 아니 뒤늦게 확인됐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의 스페이스닷컴 등 과학전문매체 발표에 따르면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은퇴 전 지구와 매우 유사한 행성을 발견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케플러 망원경은 행성이 항성 앞을 지날 때 별빛이 줄어드는 것을 포착하는 '천체면 통과'(transit) 방식으로 외계행성을 찾아왔다. 이 과정에서 행성이 아닌데도 별빛의 변화를 가져오는 가짜 신호가 많다 보니 '로버베트'(Robovetter)라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개발해 자동으로 배제해 왔다.

■ 새로운 발견 '케플러-1649c' 은하의 가능성을 열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지난 2018년 공식 은퇴하기 전 발견한 새 행성의 이름은 ‘케플러-1649c’이다. 지구보다 1.06배 정도 크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빛의 양의 약 75%를 받는 것으로 추측된다. 표면 온도 역시 지구와 유사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NASA는 케플러-1649c 표면에 물이 존재할 가능성도 말하고 있다. 태양으로부터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인 골디락스 존(Goldilocks zone)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국 텍사스대학의 천문학자 앤드루 밴더버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케플러-1649c가 적색왜성의 생명체 서식 가능 구역에 지구 크기의 행성이 존재하는 또 하나의 사례를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 은하에 무수히 많은 적색왜성 주변에 이런 행성들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밴더버그 박사는 "더 많은 자료를 확보할수록 이런 별 주변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지구 크기의 외계행성이 많이 있다는 점을 가리키고 있다"며 "우리 은하 도처에 지구와 크게 다르지 않은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마스 저버천 NASA 과학임무본부(SMD) 부본부장도 "'두 번째 지구’를 발견할 희망을 더한다. 케플러-1649c는 지구와 크기 및 온도가 비슷하며 골디락스 존에 존재하는 가장 흥미로운 외계행성"이라고 설명했다.

■ 대표적인 역대 지구 닮은꼴 행성들

물론 지구 닮은꼴 행성 발견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7년에는 지구로부터 39광년 떨어진 물병자리(Aquarius) 근처에서 별 무더기를 발견했다. 

벨기에와 미국, 영국, 스위스 등의 연구자들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이 최근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트라피스트-1’으로 명명된 왜성(矮星)을 중심으로 지구크기의 행성 7개가 돌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들 행성들의 반지름은 지구의 0.76~1.13배, 질량도 0.41~1.38배로 지구와 비슷한 크기이다. 연구진은 행성들의 표면 온도도 섭씨 0~100 안팎이기 때문에 액체 상태의 물과 생명체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2019년에는 국제 천문학 카르메네스(CARMENES) 프로젝트 연구팀이 태양계에서 약 12.5광년(약 118조 2600억 km) 떨어진 곳에서 지구와 비슷한 외계 행성 2개를 발견했다.

2개의 행성 '티가든 b'와 '티가든 c‘는 양자리에 존재하는 15.4등급의 티가든(Teegarden) 별을 각각 약 4.9일과 약 11.4일 공전하는 행성이다. 관련 논문에 따르면 두 행성의 최소 질량은 모두 지구와 비슷한 철과 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피도 지구와 비슷한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두 행성은 지구 질량의 1.1배로 물이 액체 형태로 존재할 수 있는 생명체 '서식가능지역(habitable zone)' 안에 있다.

올 초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행성 추적 탐사선 테스(TESS)가 지구로부터 약 100광년 떨어진 곳에서 항성 주위를 도는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구 크기의 행성으로 확인됐다.

TOI 700d로 알려진 이 행성은 도레이도 성운의 TOI 700이라고 불리는 작은 왜소 항성 주위를 도는 여러 행성들 중 하나이다. 질량과 크기가 태양의 약 40%, 표면 온도는 태양의 약 절반이다. 

천문학자들은 TOI 700d가 태양계 외부에서 발견된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행성이란 점에 주목한다. 또한 항성에서 불꽃이 방출되지 않아 TOI 700d에 인류가 거주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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