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생물 85% 사라진 '오르도비스 말기 대멸종' 원인 찾다

김샛별 기자 승인 2020.04.17 11:20 | 최종 수정 2020.04.17 11:21 의견 0
캐나다 필 강의 흑색셰일 (자료=미 스탠퍼드 대학교 에릭 스펄링 박사)

[디지털머니=김샛별 기자] 약 4억4000만년 전 일어났던 오르도비스 말기 대멸종의 원인이 바닷물 산소 부족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줄 새로운 증거가 제시됐다. 오르도비스 말기 대멸종은 지구 5대 대멸종 가운데 가장 먼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해양 생물 종의 약 85%가 멸종해 두 번째로 큰 대멸종으로 기록됐다.

17일 미국 스탠퍼드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지질학 조교수 에릭 스펄링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오르도비스 말기 대멸종 때 바다의 탈산소화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현재 진행되는 지구 기후 변화가 바닷물의 산소 감소를 유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약 4억5000만년 전 시작된 오르도비스 말기의 세계는 오늘날과 매우 달랐다. 생명체는 대부분 바다에서 살았고 육지에 식물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륙은 대부분 '곤드와나'라고 불리는 하나의 슈퍼 대륙으로 뭉쳐있었다.

곤드와나가 빙하로 덮이면서 대멸종의 시작을 알렸다. 약 4억4400만년 전 히란티아와 루다니아 지층 사이에 대양의 산소 결핍으로 두 번째 멸종이 밀려왔다. 오르도비스 말기 대멸종이 끝날 무렵 해양 생물의 약 85%가 사라졌다.

연구팀은 두번째 멸종에 초점을 맞춰 바닷물의 용존산소 부족이 어느 정도로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 확인하는 데 집중했다. 이전의 연구는 우라늄과 몰리브덴 등과 같은 금속의 동위 원소를 함유한 고대 퇴적물을 분석해 바닷물의 산소 농도를 추정했다.

연구팀은 "어떤 합리적인 시나리오에서든 당시 지구의 해저 상당 부분에서 장기간의 심각한 산소 결핍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스펄링 박사는 "이 모델 덕분에 장기적이고 심각한 지구의 산소 결핍 사건이 오르도비스 말기 대멸종의 두 번째 펄스와 연관돼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됐다"며 "대부분의 해양 생물들에게 히란티아-루다니아 경계기는 정말로 생존하기 어려웠던 시기"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바다의 탈산소화가 특히 주요 육지를 덮고 있는 대륙붕의 상부 경사면을 중심으로 많은 생물에게 영향을 줘 멸종 직전으로 내몰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준다고 강조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스탠퍼드대학 박사과정 대학원생 리처드 스타키 연구원은 "저산소 조건이 생물 다양성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을 방법은 없다"며 "과거에 바다가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통해 오늘날 바다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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