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만에 풀HD영화 10편 전송..ETRI, 400Gbps급 광송수신 엔진 개발

박민혁 기자 승인 2020.03.26 13:02 | 최종 수정 2020.04.30 03:29 의견 0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400기가바이트(Gbps)급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광 송수신 엔진 기술'을 개발했다. (자료=ETRI)

[디지털머니=박민혁 기자] 요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인터넷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뉴스나 드라마를 보다가 영상이 깨지거나 끊기는 일을 심심찮게 경험해 봤을 것이다.

이같은 이유로 유럽연합(EU)은 최근 유튜브와 넷플릭스에 동영상 화질을 낮춰 제공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불편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10만명이 동시에 고화질 영상을 시청해도 끄덕없는 핵심 장비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해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400기가바이트(Gbps)급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광 송·수신 엔진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엔진을 적용하면 한꺼번에 10만명이 고화질의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거나 1초만에 풀HD 영화 10편을 거뜬히 주고 받을 수 있다.

현행 기술에 비해 전송 속도는 4배, 처리 용량은 8배 높일 수 있어 지금보다 큰 초대형 데이터센터 등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존 장비와 전송속도 대비 성능 비교  (자료=ETRI)

데이터 센터는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시설이다. '컴퓨터 서버들의 호텔'로 불린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데이터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 데이터 전송 속도와 처리 용량을 보다 높인 데이터센터용 광통신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데이터센터에는 100Gbps용 광트랜시버가 주로 쓰인다. 레이저 다이오드(EML) 소자 4개를 이용해 4개 채널로 25Gbps씩 전송한다.

연구진은 채널당 100Gbps급 전송이 가능한 EML 소자를 만들어 검출기, 광 송·수신부 등을 집약한 400Gbps 광 송·수신 엔진을 개발했다.

개발 엔진은 지금처럼 광트랜시버에 내장하거나 통신장비인 라인카드에 부착할 수 있다.

특히 손가락 하나 크기로 광트랜시버에 설치할 수 있어 라인카드 하나에 기존 2배로 장착할 수 있다.

기존 대비 전송처리 속도가 4배 높고 엔진을 2배로 부착할 수 있어 전체 처리용량을 8배로 높였다.

3.2테라바이트(TB)던 처리용량이 최대 25.66TB까지 늘어났다.

ETRI가 개발한 400Gbps 광송수신 엔진 (자료=ETRI)

이번 성과는 수입에 의존하던 부품 국산화 의미도 있다. 지금은 EML을 모두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ETRI는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지난 8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광통신 학술회 'OFC 2020'에서 관련 기술을 발표하고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금은 국내 광부품 업체에 기술을 이전해 일본 수출 규제와 글로벌 기업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앞으로는 기술 안정화와 1테라비피에스(Tbps)를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ETRI 광·무선원천연구 백용순 본부장은 “이번 성과는 설계부터 제작까지 모두 국내 기술력으로 이뤄낸 것으로 국내 광부품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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