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어디까지 왔나] ⑦ '거버넌스 블록체인' 상상력이 필요하다

김정태 기자 승인 2020.03.13 15:23 | 최종 수정 2020.03.31 15:30 의견 0
거버넌스는 단순 모임이 아니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목표를 수립하고 참여자가 함께 협의하는 기구이다. (자료=한국정경신문)

['4차 산업혁명과 자치분권 시대' 저자=조연호 작가]  '블록체인 거버넌스'는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어렵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는 물론, 거버넌스에 대한 개념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블록체인 거버넌스는 넌센스다. 말 그대로 알지도 못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을까? 거버넌스 개념 인지도 이뤄지지 않았고, 시스템 정착도 사회적으로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바로 블록체인 거버넌스로 넘어갈 수 있을까?

혹, 디지털 기기를 잘 사용하고, SNS를 통해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세대들한테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거버넌스는 단순 모임이 아니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목표를 수립하고 참여자가 함께 협의하는 기구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토의,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참여하기 힘들다. 아울러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을 더해서(+) 이해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기술적인 이해도 필요하다.

둘째, 블록체인 보편화는 시간이 필요하다. 앞선 문제가 인지와 관련한 것이라면, 이번에는 기술적인 문제다. 아직, 보편적인 이해가 없는 만큼 기술 발전도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블록체인의 ‘탈중앙성’에 대해 언짢아하는 중앙정부의 제재가 있다면 기술 발전도 쉽지 않을 것이다.

셋째, 블록체인에 대한 오해를 해소해야 한다. 블록체인에 대한 오해는 이해 부족에서 나온 것이다. 비트코인의 투기 과열로 대중들은 블록체인 시스템을 이해하기보다 암호화폐에 더 많은 관심을 뒀다. 당장 눈앞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화폐가치에 연연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숲은 보지 못하는 것이다.

넷째, 테스트 베드가 필요하다. 위의 문제가 다 해소된 다음에도 충분한 테스트가 이뤄져야 한다. 이해 부족, 인지 부족 등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세대별 수준 차이도 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테스트가 이뤄져야 한다.

거버넌스가 도입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거버넌스도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 현실을 보면, 블록체인 거버넌스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은 망상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서 상상력이 필요하다. 상상력 없이는 아무런 발전도 개발도 없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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