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기 보존하는 자기장은 42억년부터..고대부터 지구 자기장 강했다

김샛별 기자 승인 2020.01.22 16:05 의견 0
미국 로체스터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존 타두노 교수 연구팀이 지구의 자기장의 역사가 42억년이 됐다는 연구결과를 내놔 주목된다. (자료=로체스터대학교)

[디지털머니=김샛별 기자] 지구의 자기장이 42억년 전부터 강력하게 작동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자기장은 보이지는 않지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주 방사선과 태양풍으로부터 지구를 지켜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자기장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지구는 물과 대기를 유지하지 못해 화성처럼 되고 만다.

22일 미국 로체스터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지구환경과학과 존 타두노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호주 잭힐에서 발견된 지르콘 결정체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한 이런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했다.

이는 지구가 형성되고 약 3억5000만년밖에 안된 시점으로 지구 자기장의 역사를 지금에 비해 7억5000만년 가량 더 끌어 올리는 것이다. 이 지식은 지구의 미래 진화와 태양계에 있는 다른 행성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재 지구의 자기장은 고체로 된 지구 내핵의 열이 액체 금속으로 된 외핵을 휘돌게 해 전류를 생산하고 지오다이너모가 작동해 이를 자기장으로 바꿔준다. 이런 구조는 약 5억6500만년 전에 내핵이 굳으면서 새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전에는 내핵이 형성되지 않아 자기장이 강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연구팀이 지르콘 결정체를 분석한 결과 아주 오래전 태고대에도 자기장이 존재했다. 자기장의 세기도 이전에 추정되던 것보다 훨씬 더 강했다.

지르콘 결정체는 용암이 식으면서 형성된다. 0.2㎜크기에 불과하지만 최초 형성 당시 지구 자기장 방향과 강도 등을 그대로 담고 있다. 분석대상이 된 지르콘은 약 30억년 전에 형성된 바위 안에서 발견됐지만 실제 형성 시기는 42억년 전으로 지구 물질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지구의 내핵 형성 이전에는 지구 내부의 산화마그네슘에 의한 화학작용이 강한 자기장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했다. 달을 만든 충돌 때 생긴 강한 열로 산화마그네슘이 용해됐을 가능성이 크며 지구 내부가 식으면서 산화마그네슘이 침전돼 대류를 일으키고 지오다이너모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산화마그네슘이 고갈돼 5억6000만년 전에 자기장이 거의 붕괴 직전까지 갔으나 내핵이 지오다이너모의 새로운 소스로 작동해 지금과 같은 같은 자기장을 갖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지르콘이 600도 이상 고온으로 올라갔다가 식을 때 새로운 자성을 얻게 되는 점을 들어 이번 연구 결과가 '명백한 증거'가 될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오는 상황이다.

타두노 교수는 "지구의 초기 자기장은 태양풍이 강하던 시절 대기와 물을 보존하는 역할을 해 매우 중요하다"며 "자기장 발생 메커니즘은 태양계 내 다른 행성이나 다른 별의 외계행성에도 똑같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화성도 한때 강한 자기장을 갖고 있었지만 지구처럼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지 않았다는 것이 학계의 주류 이론이다.

타두노 교수는 "화성은 자기장 방패를 상실함으로써 물을 잃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지구의 자기장을 유지하는 과정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제공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디지털 세상을 읽는 미디어 ⓒ디지털머니 | 재배포할 때에는 출처를 표기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