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 필수 구성물 ‘인’..혜성타고 우주에서 지구로 왔다?

전소연 기자 승인 2020.01.17 18:17 의견 0
혜성 67P가 태양에 가까워지면서 표면에서 가스와 먼지가 피어오르고 있다. (자료=ESA)

[디지털머니=전소연 기자] 인간의 DNA와 세포막에 존재하는 ‘인’은 생명체의 필수 구성물이다. 그러나 이제까지는 인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구 생명체 출현에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인과 지구 생명체 간의 미스터리를 추측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우주 별 생성 지역에서 만들어진 인 분자가 혜성을 타고 지구로 왔다는 이론이다.

17일 스위스 베른대학에 따르면 이탈리아 천체물리학연구소(INAF)의 빅토르 리빌라 박사 연구팀은 지구에서 생명체가 발현하는 데 ‘일산화인(phosphorus monoxide·PO)’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주장을 증명한 연구결과를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보(MNRA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전파망원경 배열인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집합체(ALMA)’를 통해 마차부자리에 있는 별 생성지역 'AFGL 5142'를 집중 관측했다.

관측을 통해 일산화인과 같은 인을 가진 분자가 대형 별이 만들어질 때 형성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원시 별에서 흘러나온 가스 흐름의 충격이 성간구름에 구멍을 만들고 자외선 복사에 의한 빛과의 화학반응이 구멍의 벽을 따라 인을 가진 분자를 형성했다는 설명이다.

관측 결과 일산화인은 해당 구역에서 가장 흔한 인 분자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성간 먼지 알갱이를 둘러싼 얼음에 일산화인이 갇힌 뒤 이 알갱이 들이 서로 뭉치고 자갈이 되면서 궁극에는 혜성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 분자를 가진 화합물의 흐름을 추적하기 위해 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의 로제타호가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를 2년간 탐사하면서 질량분석계 '로지나'(ROSINA)로 수집한 자료로 재검토했다.

연구팀은 이전에는 인이 있는 것으로만 짐작했으나 일산화인에 초점을 맞춰 재분석한 결과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혜성이 상당량의 유기화합물을 지구로 가져다준 것처럼 혜성67P에서 발견된 일산화인은 혜성과 지구 생명체 간의 관련성을 강화해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과학자들은 이는 지구 생명체 구성물질을 전달할 때 혜성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지만 우주 생명의 기원 전체를 설명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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