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기 경차 개발 전쟁..배터리·주행거리·가격 조율 난제

차연준 기자 승인 2021.04.28 11:52 | 최종 수정 2021.04.28 15:52 의견 0
전기차로 개발되고 있는 닛산 콘셉트 경차 IMk [사진=닛산 공식 홈페이지]

[디지털머니=차연준 기자]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 경차 개발 전쟁에 본격 나서고 있다. 꼭 필요한 성능만 갖춰 가격을 낮춘 기존 경차의 목적을 전기차에서도 살려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간공업신문은 28일 기사를 통해 혼다와 미쓰비시, 닛산, 스즈키 등 완성차 업체들이 내수 전기차 고객을 잡기 위해 경차 개발에 한창이라고 전했다.

혼다는 2024년까지 전기 경차 신모델 투입을 선언했다. 닛산은 미쓰비시와 합작해 2022년 이후 공동개발한 전기 경차를 발매한다. 스즈키는 2025년까지 전기 경차와 관련된 기술개발 및 생산라인 완성을 위해 투자를 진행 중이다.

가장 공격적인 회사는 닛산과 미쓰비시다. 두 회사는 현재 닛산이 2019년 공개한 콘셉트 경차 ‘닛산 IMk’의 전동화 중이다. 도시에 딱 맞는 전기 경차를 목표로 한다. 현재 주행거리 등 스펙은 비공개지만 전기차 이동 거리가 1일 90㎞가량인 일본 상황을 감안, 완충 시 200㎞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40년 100% 전기차 전환을 목표로 내건 혼다 역시 전기 경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모든 신차의 EV화를 위해 가장 핵심이 되는 라인업이 경차이기 때문이다. 스즈키는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전기 경차 개발부문을 일단 키운다는 방침이다.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 경차 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합리적인 소비로 유명한 일본인들은 전통적으로 경차를 애용한다. 일본 자동차공업협회 도요타 아키오 회장(도요타자동차 사장)은 “일본은 경차가 편하게 다닐 수 있는 좁은 도로가 85%를 차지한다”며 “경차는 기존 엔진차는 물론 전기차 시장에서도 각 업체의 파이프라인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완성차 업체가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부분은 전기 경차의 실용성과 가격이다. 기존 엔진 경차들은 용도에 딱 맞는 성능을 갖춰 값이 싸고 유지도 쉬웠다. 다만 고가의 배터리가 들어가는 전기차 특성 상 전기 경차는 엔진 경차와 같은 개념으로 생산하기가 곤란하다.

배터리가 전기차 한 대 가격의 30%를 넘는 현실에서, 업체들은 배터리 용량과 주행거리 조율에 고심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경차다운 ‘적당한 가격’을 유지하려면 배터리 성능을 줄여야 하는데 소비자가 납득할 수준이 어디까지인지 현재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단거리 전용으로 라인업을 좁히는 등 가격대에 맞는 성능 조율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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