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카드업계 지형도..공과금·렌탈 혜택 '뜨고' 항공 관련 '지고'

이기철 기자 승인 2020.11.13 10:45 | 최종 수정 2020.11.13 19:00 의견 0
여행 관련 혜택이 많은 신용카드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이에 비해 공과금·렌털 혜택이 많은 카드를 찾는 이용자는 크게 늘었다. (자료=디지털머니)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신용카드 이용 지형도'마저 변화시키고 있다.

'하늘길'이 막히고 해외여행을 사실상 못 가는 상태가 이어지면서 항공관련 서비스에 특화된 카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 대표적으로 항공 마일리지 적립, 해외 결제 할인,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등의 혜택을 제공하던 카드의 인기가 급감했다. 반면 소비자들은 공과금이나 렌털 등의 직접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를 더 많이 찾았다.

■ '여행' 관련 인기 시들...공과금·렌털 혜택 이용 증가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 전문사이트 카드고릴라가 코로나19 대유행 직전 3개월과 직후 3개울 동안 카드 선호도를 추적한 결과 뚜렷한 변화를 감지했다. 여행관련 서비스 카드의 인기가 떨어진 반면 공과금 중심의 카드의 인기가 오른 것.

20대, 30대, 40대 이상에서 모두 '공과금·렌털' 혜택의 검색이 30% 이상 증가했으며, 3040에서는 '간편결제' 검색이 30% 이상 늘었다. 반면 '항공마일리지'를 비롯한 해외여행 혜택 검색은 40% 이상 하락했다.

이처럼 공과금 및 렌털 관련 검색이 크게 늘어난 데는 코로나 여파로 가계 소득이 위축되면서 생활비 혜택에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순위도 바뀌었다. 카드고릴라가 집계한 '9월 신용카드' 인기 순위를 살펴보면 줄곧 1위를 차지했던 '롯데카드 라이킷펀'이 단종되며 순위에서 내려왔다. 이어 1위를 차지한 카드는 공과금 할인카드 '신한카드 미스터라이프'였다. 반면 항공마일리지 특화카드는 인기 순위에서 20위에 오른 '삼성카드앤마일리지플래티넘(스카이패스)' 1종에 그쳤다.

■ 일부 프리미엄 카드 사라져...카드사, 긴급 마련 분주

신용카드 등 무료 항공권, 무료 호텔 숙박권 등을 제공하는 카드는 대부분 연회비가 수십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카드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프리미엄 신용카드의 프리미엄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자 이와 관련된 민원이 증가했다. 급기야 카드사들이 긴급히 혜택을 변경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달 프리미엄 카드 6종 중 일부를 발급 중단하거나 해외 이용 바우처 운영을 변경했다. 연회비 15만원의 '시그니처' 카드는 돌연 발급이 중단됐다. 시그니처 카드와 같이 면세점 할인권이 제공되던 '클럽 시그니처', '레전드원' 카드 바우처는 각각 특급 호텔 외식 상품권, 주요 백화점·대형마트 할인으로 변경됐다.

연회비 200만원의 '클럽원' 카드의 국내선 동반자 무료항공권, 국제선 좌석 업그레이드 혜택은 국내 호텔 숙박권으로 대체됐다.

해외 호텔 무료 숙박을 제공하는 '하나 골드클럽멤버스'와 국제선 동반자 항공권을 지급하는 '다이아몬드클럽'은 올해 미사용 바우처 사용기간을 2021년까지 연장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일부 프리미엄 카드에 제공되는 항공 바우처 혜택을 변경했다. 신한·KB국민카드는 미사용 바우처에 대한 사용 기한을 올해 말까지 연장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추가 연장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바우처를 카드사 포인트로 전환하거나 해외 항공이나 숙박 바우처 대신 국내 항공 또는 호텔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우리카드도 항공 바우처를 외식상품권, 백화점상품권 등 다른 상품으로 교환해주고 있으며, 삼성카드는 '아멕스 플래티넘(American Express Platinum)' 카드 발급 시 제공했던 항공 바우처 기간을 연장해 주거나 고객이 요청할 경우 신세계상품권(40마원)으로 교환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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